김범수는 “‘나가수’를 하면서 매번 이 무대가 현실이 아니고 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겠다. 어느날 문득 눈을 뜨면 예전의 나로 돌아가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행복하하고 그만큼 불안하다”고 운을 뗐다.
행복과 불안의 공존은 ‘나가수’에 대한 가수들의 솔직한 심정일터. 김범수는 “무대에 서는 각오가 달라지게 된다. 청중평가단 앞에 서는 것이 익숙해져서 인지 이제 내 노래를 듣는 이들이 모두 청중평가단 같다. 각오 자체는 신인 때로 돌아간 것 같다. 분명 채찍질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나가수’ 프로그램의 발상에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가수들에게 순위를 매기고 있는 거다. 하지만 사실 아직도 순위를 결정짓는 부분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각자 다른 색깔과 취향의 음악에 우열이라는 판단의 기준을 세운다는 것에 회의적이라는 것.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고 오르는 무대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가면 갈 수록 지금까지 해왔던 게 어께에 쌓이더라. 차라리 7위 했을 때 마음이 편하다. 1위 하거나 상위권 했을 때는 그다음 무대에 대한 부담이 크다. 스트레스가 극심해진 시점에 ‘님과 함께’가 미션으로 주어졌다. ‘떨어지더라도 편하게 해야 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남진의 ‘님과 함께’를 평소 볼 수 없었던 화려한 퍼포먼스를 곁들여 함께 재해석 했다. 엘비스 플레슬리를 연상케 하는 무대의상에 잠자리안경을 쓰고 코믹한 안무를 곁들인 김범수의 ‘님과 함께’ 무대는 청중평가단의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 1위에 올랐다.
그는 “1위는 전혀 기대 안했다. 단지 방송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싶었을 뿐이다. 사실 ‘이 무대 하고 장렬히 전사하자’는 생각이 컸다”고 술회했다. 실제로 ‘님과 함께’는 시청자들에게 ‘김범수가 이번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김범수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앞으로의 무대는 일부러 무리수를 둔다거나 힘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며 “할 만큼 하지 않았나 싶다. 이제 내려와도 ‘벌써’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을 것 같다. 충분히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 남은 무대는 덤이라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명 ‘나가수’는 잘한 선택이라는 것이 김범수의 생각이다. “얻은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나가수’에 출연하기 전에는 예능프로그램에 가수들이 나오는 것 자체에 부정적이었다. 지금은 예능 프로그램이 내 음악을 조금 더 들려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면 할 수 있다면 많이 노출해서 알려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한다. 이건 굉장히 큰 변화다.”
이 변화는 그의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범수는 “‘나가수’를 하면서 무대에서 땀 흘리고 내 것을 모두 다 쏟아내는 것이 나와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나가수’를 통해 대중들도 내 다양한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고 그만큼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김범수는 최근 정규 7집 파트2 앨범을 발표하고 타이틀곡 ‘끝사랑’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끝사랑’은 ‘보고싶다’의 명콤비 작곡가 윤일상 작사가 윤사라의 작품으로 김범수 특유의 절제된 감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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