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특별히 뛰어난 게 없잖아요? 얼굴이든 키든...그냥 내가 좀 더 잘 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려다 보니…”
화면에서 느껴지는 모습과 달리 매우 진지한 카리스마를 지닌 그에게 살짝 당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그의 진정성에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세 번째 만남 후 인터뷰 요청을 위해 기자간담회를 마친 그를 따라갔을 때 그는 모두가 이미 식사를 마친 뒤 혼자 구석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이후에도 몇 번의 마주침이 반복됐다. ‘뜨면 변한다’ 는 연예계 공식을 완전히 뒤엎은 김병만은 어디서든 마주지면 먼저 인사를 건네는 소탈함을 지닌 스타 개그맨이었다. 이제는 그만 몸을 혹사시켜도 될 것 같은데 그는 여전히 더 많이 더 혹독하게 자신의 몸을 괴롭히고 있었다.
‘달인’ 을 통해 전성기를 맞은 그는 각종 예능, 방송을 통해 자신의 숨겨진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놨다. 영화에 임해도 100% 액션을 스스로 소화하기 위해 부상을 불사하고 임했다. 결국 그가 고정 출연을 확정지은 곳은 또 심하게 몸을 써야 하는 SBS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 였다.
기자 간담회에서 터져 나온 취재진의 물움에 그의 대답은 역시 그대로였다.
“제가 뭐 특별히 뛰어난 게 있나요? 그냥 달인을 하도 하다 보니 조금 몸을 더 잘 쓰는 것 뿐이죠. 저도 모르게 자꾸 좀 더 어려운 동작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크고 작은 부상 소식에 그의 절친한 소속사 동료들에게 물으면 그들의 대답은 늘 같았다.
“병만이 형이요? 괜찮아요. 항상 그러신대요 뭐. 병원에서는 휴식을 취하라는데 아시잖아요. 워낙 말릴 수 없는 열정이라...항상 주시하면서 보고 있어요.”
그의 지독한 투지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절친 이수근은 “병만이나 저나 참 힘든 시간을 오래 겪었던 친구죠. 병만이를 보면 정말 ‘지성이 감천’이란 말이 떠올라요, 저렇게 하는데 몰라주는 게 이상하죠.”
그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그의 몸은 혹사당하고 있다. 사람들의 박수와 사랑은 그의 뛰어난 묘기와 공연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 이면에 숨겨진 그의 열정과 노력 때문이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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