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은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진행된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 다큐 ‘타임’ 기자간담회에서 “간첩의 세계는 깊고도 오묘했다”고 말했다.
‘타임’은 대한민국 근현대사 50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달라진 생활풍속사를 담은 신개념 하이브리드 다큐멘터리로, 류 감독이 맡은 ‘간첩’ 편은 차기작으로 첩보영화를 준비하던 감독이 시사인 주진우 기자와 함께 영화의 모델이 될 수 있는 북한 공작원을 찾아 나선 이야기를 담은 메이킹 필름 형식을 갖고 있다.
류 감독의 ‘간첩’ 편은 지난 50년간 대한민국에 스며들어 있던 공작원, 간첩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보는 의도로 출발했다. 이날 류 감독은 “처음에 이창동 감독님께 연락을 받았을 때 (간첩 소재라는 게)하기 힘들겠다 생각했다. 이후 주진우 기자로부터 다시 제안을 받았고, 최근 50년간 한국에서 벌어진 모든 일이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자료가 많이 유실돼있고, 민감한 소재라 힘들었던 것 같다. 취재 대상의 사생활이나 삶이 다치게 될까 우려도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차기작 영화의 토대가 되는 취재 과정이라는 점에 대해 류 감독은 “다큐 속에서도 ‘괜히 시작했나’ 하는 말을 했지만 차라리 모르고 덮어놓고 스파이 영화를 했으면 오히려 쉬웠을 텐데, 알면 알수록 한반도의 간첩들의 세계는 깊고도 오묘하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류 감독은 “차기작 기획 단계에서 더 혼란스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저에게는 그 질문 자체가, 대충 준비할 수 있는 걸 피하게 해준 면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저에게는 다음 영화를 준비함에 있어서 아주 좋은 반석이 되는 기회인 것 같다”고 밝혔다.
지상파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게 된 데 대해 류 감독은 “다큐멘터리 장르는 처음인데, 무언가 답을 제시하거나 메시지를 던지거나 하는 것은 약간 과한 태도인 것 같고, 좋은 질문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효과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타임’에는 류승완 감독 외에도 이명세 권칠인 김현석 감독 등 저명한 영화감독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했으며, 공효진 박철민 나문희 요조 등 톱스타들이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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