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끼를 글로 표현하며 작가로 변신한 스타들이 있다. 일명 ‘엔터라이터(Entertainer+Writer)’라 불리는 이들은 연예인이란 직업에 바탕을 둔 다이어트, 뷰티 등의 책뿐 아니라 소설, 취미, 재테크, 에세이까지 범위를 넓히며 출판계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어김없이 눈길을 모으고 있는 올해 발간된 스타들의 책들을 살펴봤다.
최근 칸 영화제에서 영화 ‘황해’로 기립박수를 받은 배우 하정우는 지난 11일 발간된 에세이 ‘하정우, 느낌 있다’에 그림과 연기를 중심으로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가족, 우정, 사랑, 동료, 즐겨 듣는 음악까지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 또한 ‘땡쓰 투’(Thanks to)를 통해 연인인 모델 구은애에게 고마움을 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3년 영화 ‘마들렌’으로 데뷔한 하정우는 고현정과 함께 출연한 드라마 ‘히트’를 비롯해 영화 ‘추격자’ ‘멋진 하루’ ‘국가대표’ ‘황해’ 등에서 선 굵고 강한 역할을 소화한 개성파 배우다. 그런 그의 또 다른 직업은 서양화가. 이번 에세이를 통해 선보였듯 남다른 그림 실력을 가진 그는 지난해 ‘열정의 지평(Horizon of Passion)’, 올해 ‘피에로(Pierrot)’ 등 세 번의 개인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방송인 김제동은 지난해 2월부터 경향신문에 연재해 온 ‘김제동의 똑똑똑’을 엮어 지난달 인터뷰 에세이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를 발간했다. 책에는 소설가 이외수, KBS 前사장 정연주, 시인 김용택, 제주 해녀 고미자 등 그가 만나 온 각계각층 명사들의 이야기가 수록돼 있어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사이에서 선전하고 있다.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말솜씨, 소신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김제동에게 절친 윤도현은 “나는 네가 늘 자랑스럽고 대견해. 우리는 ‘정치적인 연예인’이 아니라 사회에 무심하지 않은 연예인일 뿐이잖아. 우리 이렇게 단단해지면서 소신과 철학을 잃지 말고 살아가자”고 추천평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피부미인으로 유명한 배우 고현정은 지난달 말 뷰티책 ‘고현정의 결’에서 피부관리 비법을 사진과 함께 공개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책 속에는 그동안 대중들이 궁금해 했던 동안 피부 유지 비결과 ‘피부 결 따라 단계별 세안하기’ ‘뾰루지를 달래기 위해 소금물에 세안하기’ 등의 뷰티팁, 화제를 모았던 ‘15분 세안법’도 담겨 있다고.
출간 전부터 기대를 모은 이 책은 발간 이틀 만에 완판 되며 고현정의 높은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걸그룹 슈가 출신 배우 박수진은 아기 같은 꿀피부를 유지하는 그녀의 스킨케어 노하우를 담아 이번달 ‘박수진의 뷰티 테라피’를 출간, 직접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과 그녀의 솔직한 모습을 가감 없이 공개했다. 그의 피부는 ‘원래’ 좋은 것이 아닌, 관심과 오랜 노력으로 완성된 것이라고.
남성 전문 뷰티책은 배우 송중기가 남자 연예인 최초로 지난달 ‘피부미남 프로젝트’를 출간했다. 어린 시절 스케이트 선수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레 피부를 관리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게 됐다는 그는 화장품과 피부관리 등의 이야기를 남성 독자들을 위해 알기 쉽고 흥미롭게 전달해 많은 지지를 받았다.
모델 장윤주를 비롯해 김재욱, 송경아, 한혜진, 지현정 등이 함께 만든 에세이 ‘톱 모델(Top Model)’은 국내 최초로 모델계에 대해 소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화려한 조명 아래 수많은 관객의 환호를 받으며 당당한 워킹으로 런웨이를 압도하는 모델들에게도 백스테이지의 삶은 있는 것. 그들은 패션모델로서 고뇌했던 경험과 예비 모델들을 위한 충고, 유명 패션 피플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 화려함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공감을 이끌고 있다.
가수 이기찬은 오랜만에 본업이 아닌 작가로 팬들 곁을 찾아왔다. 지난달 말 발간한 에세이 ‘나와 같은 이야기’에서 작사로 다져진 글 솜씨를 뽐낸 것. 히트곡 ‘감기’도 그가 작사한 곡으로 유명하다. 그동안 여러 차례 작문 실력을 인정받았으나 정식 출간은 처음인 그는 군 대체복무 기간 동안 틈틈이 일상을 돌아보며 느낀 성공에 대한 단상,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 등을 30대 중반의 세심한 시선으로 이 책에 담아냈다.
그룹 ‘JYJ’는 올해 초 뮤직 에세이 ‘데어 룸스(Their Rooms) 우리 이야기’에서 자작곡 6편과 함께 그 안에 담긴 그들의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보내며 멤버들이 직접 써온 일기와 재중, 유천, 준수 각자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은 화보는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동방신기라는 최정상 그룹에서 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한 이들의 마음 속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엮어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이처럼 스타들의 책 출간 열기는 이전부터 식을 줄 모르고 계속돼 왔다.
배우 소지섭은 지난해 포토에세이 ‘소지섭의 길’을 출간, 여행 사진과 함께 인간 소지섭의 삶에 대한 고민을 글로 담아냈는데, 숨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그의 출중한 작품에 전문가들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또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패셔니스타 공효진도 지난해 말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을 ‘공책’에 담아 호평을 얻었다.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단편 소설 ‘당신의 조각들’로 새로운 면모를 드러내며 베스트셀러 차트에 진입했고, 배우 구혜선도 일러스트 픽션 ‘탱고’로 엔터라이터 대열에 합류했다.
‘클래지콰이’의 알렉스는 일상과 음악, 요리 이야기를 버무린 ‘알렉스의 스푼’, ‘통장녀’로 불리는 현영은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로 깐깐한 재테크 기본기를 전했다. 일본 진출에 성공한 개그우먼 조혜련은 ‘조혜련의 박살 일본어’, 영어교수로도 활동 중인 개그맨 김영철은 ‘뻔뻔한 영철영어’를 펴냈다.
뿐만 아니라 그룹 빅뱅은 자전적 에세이 ‘세상에 너를 소리쳐’에 그들의 도전과 열정을 담아 ‘청소년의 아이콘’임을 입증했다. 50만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배우 이혜영도 ‘뷰티 바이블’로 스타일 비법을 전해 20만 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배우 배용준의 여행 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역시 국내외 언론과 팬들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바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전현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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