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절대고음이면 장땡? ‘아이돌’ 획일화 넘어섰다

‘나가수’ 섭외 가수들의 성향이 점점 획일화되고 있다.
최근 ‘절대고음’ 조관우가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에 합류할지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절대고음=가창력=진짜가수’ 이라는 절대공식이 은연중에 성립되고 있다.
‘나가수’ 는 실력파 가수들에게 색다른 미션을 부여하고 이를 수행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형식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청중 평가단’은 이들의 무대를 본 뒤 직접 투표, 2번의 경합 끝에 총 순위를 매겨 탈락자를 선정한다.
초창기 멤버로는 MC겸 도전자 이소라, 박정현, 김건모, 김범수, 윤도현, 김범수, 백지영이 시작 테이프를 끊었다. 개성 넘치는 목소리를 지닌 이들의 공통점은 고음에 강하다는 것.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진 ‘나가수’는 새멤버 임재범, 김연우, BMK를 투입하며 파워풀한 새단장을 마쳤다. 역시나 살인적인 고음으로 절대 무장한 멤버들이었다.
진정한 뮤지션을 판단하는 잣대는 정해진 기준이 없다. 단순히 노래자랑을 하는 것이라면 말 그대로 ‘노래만 잘 하면 그만’ 이지만 현재 가요계는 단순 ‘노래 잘 하는 이들’ 만을 가수로 칭하지는 않는다.
대게 ‘가창력=고음’ 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인데 고음 없이도 멜로디, 가수 특유의 감성, 목소리, 중저음 등 다양한 요소로도 청중의 가슴을 울리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이들이 바로 가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가수’는 고음에 달인들만 모이게 됐다. 이미 출연예정 가수들이 물망에 오를 때마다 네티즌은 ‘나가수’ 에 어울리는 혹은 어울리지 않는, 이라는 고정관념을 만들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혹은 기존에는 만날 수 없었던, 그리고 고음에 굉장히 뛰어난 가수들. 그들이 ‘나가수’의 요건에 맞는 이들이다.
차별성 없는 ‘아이돌’ 무대의 연속으로 ‘나가수’는 청중에게나 가요계에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현재 ‘나가수’ 는 이보다 더 가혹한 평가의 잣대를 가수들에게 들이대고 있다.
다양한 공연을 통해 최고 뮤지션을 가리는 것이 아닌 ‘나가수’ 만의 고음달인 가수를 선정하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 셈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