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힘들고 외로웠겠어요. 평소 저 역시 저를 잘 숨기는 편인데, 자존심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나의 빈틈이나 허점을 들키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 겉으로 강해보이면 보일수록 그 속엔 허점이 반드시 있는 건데, 그 사람(공순호)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던 거죠. 김변호사와 술을 먹으면서 처음으로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에선 공감을 많이 느꼈죠.”
자식에게도 칭찬보다는 엄격함을 요구하는 공순호. 실제 김영애와는 얼마나 닮았을까? “‘황진이’ 때 백무 역할을 연기하는데 아들이 ‘엄마하고 제일 많이 닮은 걸 모르세요?’ 라고 묻더라고요(웃음). 내가 참... 내 자식, 남편, 식구들에겐 굉장히 엄격함을 요구해왔구나 싶어요. 잘한 것에 대해선 칭찬을 안 해주고 못 한 것만 끄집어내니까. 아들이 한창 클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한 게 많죠. 그래도 이렇게 좋은 아내 만나서 열심히 살아주는 게 고맙고.”
“친구 같은 시어머니에요. 딸 같고 친구 같아요. 우리는 못 하는 얘기가 없어요.” 드라마에 대한 며느리의 반응을 묻자 “굉장히 놀라워하더라고요. 자기에게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느낌의 얼굴들이 보여서 ‘어머님께 정말 그런 면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더군요. 그냥 웃고 말죠 뭐. 연기인데 호호.”
실제 생활 속에서 공순호에 빙의된 적은 “있을 수 없다” 한다. 촬영 스케줄이 너무 고되고 빡빡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공순호’ 아닌 ‘김영애’로 지낼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없었기 때문. “일상이라 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없어요. 아무 것도 생각할 겨를 없이 그렇게 석 달을 다려왔죠. 끝나고 나면 너무나 시원할 줄 알았는데, 이틀 정도 공황 상태가 오더군요. 아, 내가 너무 많이 빠져 있었나보다 생각이 들었죠.”(인터뷰③에서 계속)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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