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나로호 발사까지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나로호가 발사되는 나로우주센터 현재 상황으 궁금한데요.
현장 연결하겠습니다. 윤석정 기자?
【 윤석정 기자 】
네, 나로우주센터입니다.
【 질문 】
이제 몇 시간 안 남았습니다. 방금 전 최종 발사 시각이 결정됐죠?
【 윤석정 기자 】
그렇습니다.
나로호 발사가 그야말로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나로호 관리위원회는 오늘 오전 회의를 열고 어제 열린 최종 리허설에 대한 분석 결과, 또 오늘 기상 상황을 종합해서 검토해 발사 시각을 오후 5시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이제 발사까지는 3시간도 채 남지 않은 겁니다.
현재 나로호는 발사대에서 발사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발사대에 서 있습니다.
발사 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면서 나로우주센터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우주 로켓 발사를 앞둔 기지라고 생각하기엔 오히려 너무 조용하다 싶을 정도입니다.
자세한 얘기 함께 자리한 이정호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정호 기자, 이제 지금부터 따지면 발사까지는 채 3시간이 남지 않았습니다.
어떻습니까?
발사 준비 이상이 없었습니까?
【 이정호 기자 】
네, 나로호는 어제 최종 리허설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리허설 결과에 대한 분석 작업 역시 끝내 놓은 상태구요.
오늘 나로호 발사가 이뤄지는 이곳 외나로도는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햇살이 약간 따갑긴 하지만, 하늘엔 구름도 거의 없고 또 바람도 많이 불지 않습니다.
물론 섬 지역 특성상 날씨가 수시로 변하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하늘이 나로호의 발사를 돕고 있습니다.
【 윤석정 기자 】
지금 저희가 발사 소식을 전하고 있는 이곳 나로우주센터 주변은 보안이 철통같습니다.
보시다시피 센터 안에는 일반인들이 들어올 수가 없구요.
【 이정호 기자 】
그렇습니다.
역사적인 나로호 발사를 앞두고 이곳 우주센터는 오히려 조용한 모습입니다.
그만큼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데요.
하지만, 취재진 수백 명이 오늘 발사가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통제동에서도 막바지 점검이 이어졌습니다.
발사를 앞두고 주변 통제도 강화됐습니다.
우주센터로 가는 길에는 세 번의 검문 검색을 통해서 일반인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습니다.
주변 바다도 해경 경비정과 해군 함정 등 30여 척이 통제하고 있습니다.
발사대를 중심으로 5km 앞바다와 비행 항로상에 있는 75km 해역은 발사 3시간 전부터는 배가 지나갈 수 없습니다.
또 발사 이후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필리핀 해상에는 해경 경비정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우주센터 인근 광도와 평도 주민 30여 명도 다른 곳으로 대피하게 됩니다.
하늘길도 잠시 통제됩니다.
오늘 하루 여객기 18편이 나로호 발사대 인근을 피해 돌아가게 됩니다.
【 윤석정 기자 】
그렇군요.
그럼 발사까지는 이제 어떤 절차가 남은 건가요?
【 이정호 기자 】
네, 앞으로 발사까지 남은 과정은 크게 세 단계입니다.
현재는 발사 예정 시간을 4시간 앞두고 먼저 추진체 충전을 위한 점검과 헬륨 충전 단계가 진행됐습니다.
1단 추진체에 밸브와 엔진 제어용 헬륨이 우선 충전되고, 이어 연료 충전 준비를 마치면 충전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다음은 추진체 충전과 기립 장치 철수 단계입니다.
상단 추진체와 추적 시스템 상태를 점검하고 나면 1단 추진체의 연료인 케로신과 산화재인 액체 산소를 충전합니다.
이어 발사 50분 전 발사체를 옆에서 받치고 있던 기립 장치가 철수되고 나면 이제 발사 예정 시간 18분 전 최종 발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발사가 결정되면 발사 15분 전부터는 최종 카운트다운 단계인 발사 자동 시퀀스가 작동됩니다.
자동 시퀀스가 진행되는 동안 특이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드디어 1단 엔진이 점화되고, 엔진 추력이 142톤에 도달하는 순간 나로호는 우주를 향해 힘차게 솟아오르게 됩니다.
【 윤석정 기자 】
사실 지난해 처음 발사 때도 마지막 15분 자동 시퀀스 과정에서 한 차례 발사가 정지되지 않았습니까? 발사 자동 시퀀스가 뭔지 설명해 주세요.
【 이정호 기자 】
네, 비행검토위원회의 최종 발사 결정이 내려지면 발사 15분 전부터 발사시퀀스, 즉 자동운용시스템이 가동되기 시작합니다.
처음 10분동안은 발사체 내부의 각종 상태를 점검합니다.
발사대 아래 장착된 비디오 카메라나 나로호 내부의 수신장치 등의 전원을 켜는 것도 이때입니다.
발사 5분전부터는 배터리에 전원을 공급하기 시작합니다.
상단을 먼저 충전한 뒤 그다음 1단의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발사 8초 전이 되면 발사를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되고 드디어 3.8초전, 엔진 점화와 함께 연료와 액체산소가 섞이면서 추진력이 생겨납니다.
추진력이 나로호 무게를 넘으면 바로 하늘을 향해 발진합니다.
지난 19일에는 발사체 내부의 상태를 점검하던 중 발사 7분 56초 전, 연료 밸브를 열고 닫는 가스의 압력이 낮은 것으로 소프트웨어가 잘못 인식함으로써 자동 중지됐습니다.
이번에도 발사 자동 시퀀스가 중지될 가능성이 전혀 없진 않지만, 일단 연구진은 발사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 윤석정 기자 】
나로호가 잠시 후에 이제 발사가 될 텐데요. 당연히 그러면 안되지만, 혹시 발사 시도가 실패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럴 때를 대비해서 19일까지 예비 발사일로 잡아놨는데요. 예비 발사일을 열흘 뒤까지 잡아 놓은 이유는 뭔가요?
【 이정호 기자 】
네, 나로호가 오늘 오전 10시쯤 부터 발사 모드로 돌입했거든요.
그리고 연료 주입이 되고, 이제 발사 자동 시퀀스까지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발사가 진행이 되는데요.
만약에 나로호가 점화되기 전에 문제가 생기면 발사가 중지됩니다.
이 경우에는 다시 발사 모드를 해제하고, 조립동으로 옮겨서 점검을 하게 됩니다.
나로호가 발사 이틀 전에 발사대로 옮겨졌듯이 다시 조립동으로 돌아가는 데 이틀이 소요되고, 또 점검 후 옮기는 데 이틀이 걸립니다.
조립동에서 점검해서 큰 문제가 아니라면 점검에 사나흘 정도 걸리구요.
이 과정을 모두 합하면 열흘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겁니다.
만약 사나흘 정도의 시간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면 예비 발사일이 아니라 다시 발사 스케쥴을 정해야 합니다.
【 윤석정 기자 】
지난해 1차 발사가 실패한 다음에 1년 뒤 2차 발사를 이제 시도하고 있거든요. 만약에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2차 발사도 지연되거나 실패한다면 3차 발사도 가능한가요?
【 이정호 기자 】
【 윤석정 기자 】
이제 연구진도 초긴장 상태에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첫 번째 발사 시도가 실패한 이후 1년여 동안 정말 무지하게 고생도 했구요. 또 올해도 발사가 연기될 뻔한 고비가 있었지 않습니까?
【 이정호 기자 】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 표현이 지금 나로우주센터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말일 겁니다.
나로우주센터는 긴장감 속에 코앞으로 다가온 발사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나로호를 일으켜 세우는 데 예정 시간보다 5시간이 넘게 지연됐기 때문에 점검 작업은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일부 연구진들은 밤을 지새우기도 했습니다.
나로호의 발사체와 발사대를 연결하는 커넥터에서 발생한 전기 신호 문제는 완전히 해결했다고 자신합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발사 일정이 연기될뻔한 큰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연구진의 각오는 남다릅니다.
어제 진행된 최종 리허설도 순조롭게 진행돼 발사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발사 당시 나로호 자체에 문제가 없었더라도 날씨 등 생각지 못한 외부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인 발사 시각이 다가올수록 이곳 나로우주센터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윤석정 기자 】
나로호가 이제 발사되고 나면 저 멀리 우주로 향한단 말이죠. 어떤 경로로 비행이 진행되나요?
【 이정호 기자 】
네, 발사대를 솟아오른 나로호는 불과 55초 만에 음속을 돌파하게 되고, 3분 후엔 고도가 100km에 이르게 됩니다.
나로호가 비행을 순조롭게 이어간다면 발사 3분 35초 후엔 지난해 궤도 진입 실패의 원인이 됐던 페어링 분리가 시작됩니다.
이때 나로호의 고도는 177km.
페어링은 발사장에서 2천270km 떨어진 해상에 낙하 됩니다.
이어 발사 3분 49초 후엔 1단 엔진이 꺼지고, 곧바로 1단 로켓이 분리됩니다.
발사 6분 35초 후 2단 로켓의 엔진이 점화되고, 발사 7분 33초 후에 나로호는 목표 궤도에 진입합니다.
발사 9분 후, 고도 200km 지점에서 과학기술위성이 로켓과 분리되고, 이때 나로호 발사 성공 여부가 확인됩니다.
이후 지구 주위를 돌던 위성은 발사 13시간 후 지상 관제센터와 역사적인 첫 교신을 시도합니다.
【 윤석정 기자 】
어쨌든 성공적인 발사를 위해서는 우리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습니다.
【 이정호 기자 】
그렇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날씨입니다.
기온이 35도를 넘어서도 안 되고, 비가 오거나 바람이 초속 15m 이상 불어도 안됩니다.
비행 궤적 주변 20km 이내에 낙뢰가 있어도 발사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오늘 기상조건은 발사에 지장이 없을 전망입니다.
나로호는 10만 개가 넘는 부품으로 이뤄진 만큼, 어떤 곳에서 문제가 발생할지 알 수 없습니다.
지난 1차 발사 때는 소프트웨어에서 문제가 발생해 7분56초를 남기고 발사가 연기됐고, 이번 2차 발사에서도 전기장치에서 이상이 발견돼 연구팀을 긴장시키기도 했습니다.
각국의 발사체 실패 원인을 보면 추진시스템과 분리과정, 컴퓨터 제어 장치 문제가 가장 많았습니다.
시간대별로 보면 발사 후 55초 뒤 음속 돌파 시가 가장 큰 고비입니다.
구조적 결함이 있을 때 나로호가 최대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공중 폭발할 수 있습니다.
지난 1차 발사의 실패 원인이었던 페어링 분리, 그리고 1단 분리와 위성분리도 숨 막히는 순간이 될 전망입니다.
9분의 우주 비행이 끝나고 나서 13시간 뒤 지상과 교신이 이뤄져야 모든 상황은 끝이 납니다.
그때까지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고, 수많은 돌출 변수를 극복해야 합니다.
【 윤석정 기자 】
나로호에 실린 과학기술위성 2호는 우리 기술로 우리 땅에서 쏘아 올리는 첫 번째 인공위성이죠. 세계에서 10번째 쾌거이기도 하구요. 위성에 대해서 좀 설명해 주시죠.
【 이정호 기자 】
네, 한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에 실리는 과학기술위성 2호는 우리 땅에서 처음으로 쏘아 올리는 인공위성입니다.
3백 킬로미터 이상 높이에 오르면 로켓과 완전히 분리되고 나서 양쪽 날개인 태양 전지판을 펴고 임무 수행에 돌입합니다.
양 날개를 포함한 전체 길이가 2.1미터에 불과하고, 무게도 100킬로그램에 못 미치는 '꼬마 위성'입니다.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 전지판과 별을 추적하는 별 추적기, 위성의 위치를 알려주는 GPS, 그리고 기상 정보를 보내주는 '마이크로파 라디오미터기'가 탑재됐습니다.
따라서 기후 변화 등 기상 관측 임무가 핵심입니다.
'레이저 반사경'을 탑재해 위성의 정밀궤도를 측정하는 것도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는 3천 킬로미터에서 1천5백 킬로미터 높이까지 지구를 저궤도 타원형으로 100분에 한 바퀴씩, 하루 동안 14바퀴씩 돌면서 수행합니다.
2002년부터 135억 원이 넘는 연구비를 투입해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과학기술위성 2호,
2년가량의 임무를 수행하고 우주에서 그 생명을 다하게 됩니다.
【 윤석정 기자 】
사실 우리 우주 개발 역사도 꽤 되거든요?
【 이정호 기자 】
그렇습니다.
우리 우주개발 역사는 지난 1990년대 우리별 위성 시리즈부터 지난 2006년 1미터급 고해상도 카메라를 탑재한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의 발사까지 녹록치가 않습니다.
그동안 쏘아올린 인공위성이 10기 정도가 되는데요.
지난 1999년 12월 국내 최초 다목적 실용 위성 아리랑 1호를 발사했구요.
2003년 9월엔 과학기술위성 1호를 발사했습니다.
2006년 7월에는 아리랑 2호 발사에 성공하고, 2008년 4월에는 국내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면서 명실상부한 우주 시대의 경쟁력을 갖춘 나라로 발돋움하게 되죠.
【 윤석정 기자 】
전 세계 우주 개발 역사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해 주시죠.
【 이정호 기자 】
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은 구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입니다.
지난 1957년 10월 4일에 발사가 됐죠.
이후 구 소련은 1961년 4월 12일 인류 최초의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합니다.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의 우주인으로 등록되는 순간입니다.
미국도 우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죠.
아폴로 계획이 진행되면서 1969년엔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고, 암스토롱이 달에 첫 발을 내딛기도 했습니다.
이후 본격적인 우주 시대가 시작되면서 유럽과 일본, 인도, 중국,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이 우주로 우주로 위성을 쏘아올리게 됩니다.
지난 1957년 이후 현재까지 지구에서 우주로 쏘아올린 위성은 6천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전 세계에서 78개의 위성이 발사됐습니다.
【 윤석정 기자 】
나로호 발사가 가져올 경제적인 효과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죠?
【 이정호 기자 】
그렇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산업이 섬유와 기계, 전자, 반도체 같은 산업이라면 우주 산업은 미래의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전략 산업입니다.
우주산업은 기계와 전기, 전자 등 타 산업분야의 신기술이 활용되어야 하는 종합기술산업으로, 다양한 기술 분야의 시스템 종합 능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이런 관계로 우주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다른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쳐 더불어 발전하게 되는 거죠.
여기에 항공우주 기술 개발은 수입 대체 효과와 연관 산업 활성화, 신규 서비스 시장 창출 같은 가시적인 성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 윤석정 기자 】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기술 자립도는 어떻습니까?
【 이정호 기자 】
네, 몇 가지 분야로 나누어서 생각해볼 수 있겠는데요.
먼저 위성체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우주 선진국 대비 65에서 70% 수준의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탑재체 분야는 선진국 대비 50에서 60% 수준이구요.
위성 정보와 임무 활용 분야는 50에서 70% 정도, 발사체 분야에서는 70에서 75% 수준의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조계나 열제어계, 전자탑재 시스템 같은 일부 세부적인 분야에서는 선진국에 거의 근접한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서 앞으로 우리가 우주 개발의 단계로 본격적으로 나아가는 데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 윤석정 기자 】
이렇게 우리나라 발사체를 쏘아올린 곳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인데요.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 또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정호 기자 】
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항공우주과학기술 영역의 새로운 탐구와 기술 선도, 개발 및 보급을 통해 국민 경제의 발전과 국민 생활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1989년에 설립됐습니다.
항공우주연구원의 주요 임무는 항공기나 인공위성, 우주 발사체의 종합 시스템과 핵심 기술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들 수 있습니다.
또 항공우주 안전성광 품질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국가 항공우주 개발 정책 수립 지원, 항공우주 기술 정보의 유통과 보급 등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요 연구개발 분야는 우주발사체 개발과 인공위성 개발, 첨단 항공기 개발을 진행해 왔는데요.
지난 2008년 4월에는 힌국 최초 우주인 배출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2009년 8월 나로호 1차 발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 윤석정 기자 】
시청자들이 우주 개발 기술 하면 잘 와 닿지가 않거든요. 근데 사실 우주 개발 기술이 멀리 있는 게 아니거든요.
【 이정호 기자 】
그렇습니다.
우주 개발 기술은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매일 보는 HD TV.
【 윤석정 기자 】
지난해 1차 발사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죠?
【 이정호 기자 】
네, 지난해 8월 25일 발사된 1차 나로호는 정상적으로 이륙한 뒤 1단과 2단 로켓 분리까지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나로호 맨 위에 실린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 즉 ‘페어링’ 한 쪽이 분리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한 쪽 페어링을 매달고 그대로 비행하다보니 비행 자세가 흐트러졌고, 이 때문에 목표한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위성은 초속 7.9킬로미터 속도를 내야 지구 주위를 돌 수 있는데, 페어링의 무게 때문에 당시 속도는 초속 6킬로미터 수준이었던 겁니다.
결국 위성은 지구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 윤석정 기자 】
왜 그런 문제가 생긴 건가요.
【 이정호 기자 】
이 문제를 조사한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하나는 페어링의 경우 2단 로켓 본체에서 떨어지기 위해 폭약을 터뜨리는데요, 이 폭약을 점화시키는 전기신호가 방전됐다는 겁니다.
제대로 폭약이 안 터졌을 수 있다는 거죠.
이 때문에 연구진은 전기 신호가 새지 않도록 방지 처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위원회가 지적한 두 번째 가능성은, 폭약은 제대로 폭발했지만 페어링이 본체 어딘가에
끼였다는 겁니다.
이 문제도 이왕 떨어진 페어링이 로켓 본체 밖으로 쉽게 이탈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로호를 총관리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측은 문제점이 개선된 페어링을 총 7차례 시험했습니다.
【 윤석정 기자 】
지난번 나로호는 발사 직전에 발사 카운트다운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이번에도 가능성이 있습니까.
【 이정호 기자 】
가능성은 물론 있습니다.
로켓이 워낙 복잡한 기계인데다 조그마한 문제점도 임무 수행불능이나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발사 전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발사 준비는 중단됩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도 역시 로켓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발사는 연기가 됩니다.
실제로 미국에선 2009년 7월 발사한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는 모두 6차례나 발사가 연기된 적이 있습니다.
유럽의 주력 로켓인 아리안 5호도 2005년에 4일간 발사가 지연된 적이 있고, 2006년 3회 발사가 늦어진 적이 있습니다.
일본, 인도 같은 또 다른 로켓 선발국에서도 발사 지연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 윤석정 기자 】
나로호는 어떤 과정을 거쳐 개발된 겁니까.
【 이정호 기자 】
나로호 개발사업은 2002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우리 손으로 100킬로그램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겠다는 게 목표였습니다.
총 예산은 5025억 원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자력으로 로켓 기술을 만들겠다고 나선 건 로켓이 워낙 기술이전이 안 되는 분야였기 때문입니다.
고도 기술로서 상업적 가치가 높은 데다 군사적으로는 미사일 개발에 직결되기 때문에 그런 것이죠.
한국은 2001년 미사일 기술통제체제에 가입한 뒤 이 문제를 차근차근 풀기 시작합니다.
2004년에는 러시아와 협력하기 위해 협정을 체결했고요, 2006년에는 역시 러시아와 우주기술보호협정을 맺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나로호에 관한 총관리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맡아 진행하고, 대학은 인력양성, 관련 연구소는 비행시험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업체는 부품 제작과 공동설계에 참여하면서 기술 수준을 높이고 있습니다.
【 윤석정 기자 】
나로호는 2단 로켓이라고 하는데요, 구조를 설명해 주시죠.
【 이정호 기자 】
나로호의 총중량은 140톤입니다.
이 가운데 연료와 액체산소가 130톤을 차지합니다.
총 길이는 33미터, 지름은 2.9미터입니다.
추진기관이 1단과 2단이 다른데요, 1단은 액체연료를, 2단은 고체연료를 사용합니다.
위성을 우주까지 내보내는 중추적 역할을 맡는 1단 로켓은 액체 연료인 등유를 쓰고, 2단 로켓은 화약과 비슷한 고체연료를 쓴다는 얘기입니다.
액체 연료와 고체 연료를 구분해 쓰는 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액체 연료를 쓰면 마치 가스레인지처럼 추력을 조절해 쓸 수 있기 때문에 대형 발사체의 주엔진으로 많이 씁니다.
고체 연료로켓은 일단 위성 궤도 근처에 올라간 로켓을 정확히 궤도에 넣어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추진력을 따로 조절해가며 멀리 비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마치 모닥불처럼 한번 점화하면 계속 화염이 나오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 윤석정 기자 】
2단 로켓은 킥모터라고 부른다는데요, 왜 그렇죠.
【 이정호 기자 】
바로 킥모터라는 이름이 말해주는 것처럼 2단 로켓은 정해진 궤도로 위성을 차 올려주는 기능을 합니다.
특히 이번 나로호 2단 로켓은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했는데요.
지금까지 쓰던 고체 연료 로켓과는 달리 오랜 시간 화력을 내뿜게 하는 성능을 추가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실제 지난해 나로호 1차 발사 때에도 킥모터는 지극히 정상적인 작동을 했었습니다.
페어링의 무게에 밀리는 상황에서도 자세 제어 소프트웨어의 힘을 빌린 킥모터는 연료가 다하는 순간까지 정상 궤도를 유지하기 위한 추진력을 발휘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 윤석정 기자 】
나로호를 쏘아올릴 나로우주센터는 세계에서도 몇 개 없는 발사장이라고 하는데요, 소개해 주시죠.
【 이정호 기자 】
나로우주센터는 광릉 수목원 정도의 규모인 507만 제곱미터 규모입니다.
건설 예산은 3314억 원이 들었습니다.
우주센터에는 발사대를 비롯해 발사통제동, 종합조립동, 추적레이더, 광학추적장비, 우주과학관 등 13개 시설이 들어서 있습니다.
일단 올해까지는 100킬로그램급 위성을 올리는 수준으로 건설됐고요.
2017년에는 한국형 발사체, 즉 KSLV-2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 1.5톤급 실용위성을 올리는 시설로 확충될 예정입니다.
【 윤석정 기자 】
나로호가 궤도에 올리게 될 과학기술위성 2호는 어떤 역할을 하죠.
【 이정호 기자 】
마이크로파 라디오미터라는 장비가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됩니다.
대기와 지구복사 에너지를 측정하는 주임무입니다.
위성탑재 레이저 반사경이라는 장비도 탑재돼 위성궤도를 정밀 측정하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개발 기간은 2002년부터 올해까지 진행됐고, 총 예산은 136억 원이 들었습니다.
수명은 2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윤석정 기자 】
나로호가 정상 비행을 하려면 역시 날씨가 변수일 텐데요, 어떤 조건이어야지 나로호는 비행이 가능합니까?
【 이정호 기자 】
우선 바람이 문제입니다.
발사대 주변의 지상에서 부는 바람이 평균 초속 15미터, 순간 초속 21미터가 되면 정상 비행이 어렵습니다.
마치 막 출발하는 자전거를 옆에서 세게 밀치면 넘어지는 것처럼 막 비행을 시작한 로켓 옆을 강한 바람이 압박하게 되면 정상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없는 겁니다.
나로호가 높은 곳에 올라갔다고 해도 역시 바람은 정상 비행의 관건입니다.
초속 100미터 이상의 바람이 나로호를 밀어내면 역시 비행자세가 흐트러지거나 동체가 부서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낙뢰, 즉 벼락도 변수입니다.
나로호가 비행하는 경로 주변 20킬로미터 이내에는 낙뢰가 없어야 합니다.
만약 낙뢰가 나로호를 덮친다면 민감한 전자장비가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윤석정 기자 】
왜 나로호는 일정한 시간에만 발사될 수 있는 건가요?
【 이정호 기자 】
나로호에 실린 과학기술위성 2호는 태양 에너지를 동력으로 합니다.
이 때문에 우주공간에 올라가면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위성이 지구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면 자체 배터리를 써야 하는데, 이 시간이 너무 길면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집니다.
위성이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태양의 위치와 위성 궤도를 정확히 계산한 결과가 바로 나로호의 발사시간인 겁니다.
세부적인 발사 시각을 잡는 데엔 좀 더 복잡한 절차도 필요합니다.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나 우주파편이 과학기술위성 2호와 충돌하지 않는 시점을 정확히 고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발사된 위성만 6000개에 달하고, 수만 개의 크고 작은 우주 쓰레기가 떠다니고 있는 지구 궤도의 엄혹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 윤석정 기자 】
나로호를 비롯한 로켓은 최소한의 연료로 최고 속도를 얻기 위해 일종의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 이정호 기자 】
나로호 앞에 달린 위성은 분리되는 순간 초속 8킬로미터, 그러니까 마하 23 정도의 속도를 내야 합니다.
그래야 지구 중력에 이끌려 다시 추락하지 않고, 지구
전체 중량이 140톤에 이르는 나로호가 연료와 산화제 130톤을 싣고 있다는 얘기는 역으로 그만큼 나로호 무게가 가볍다는 얘기도 되는 겁니다.
이 때문에 나로호는 무게 상한을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부품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진행됐습니다.
전체 시스템의 무게를 합산한 뒤 각 개발팀에 무게가 할당되는 식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설계 중량을 조금이라도 더 얻기 위해 각 팀들 간에 치열한 경쟁도 벌어졌다는 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