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찰 음식에 대한 인기도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건강조리법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절밥'의 대중화를 표방한 음식점도 등장했습니다.
박은정 리포터입니다.
【 기자 】
더덕과 갖은 채소와 함께 두부를 버무려 만든 샐러드.
유자의 향긋함과 겨자의 상큼함이 어우러진 소스는 샐러드의 아름다운 빛깔을 더해주고 향긋한 봄 향기를 물씬 풍깁니다.
연과채와 연근 삼색 찜 또, 지리산 산삼과 유자소스 밑에는 한 떨기 연꽃이 고운 자태를 뽐내며 손님들의 입맛과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서울의 한 사찰 음식 전문점에 만난 건강 식단인데요.
연잎을 펼치면 두 번 쪄냈다는 고소한 찰밥이 모습을 드러내며 또 한 번 감탄을 자아냅니다.
▶ 인터뷰 : 박승빈 / 손님
- "담백하고 그리고 위에 부담도 안 가고 그리고 제가 위 이런 데 약간 문제가 있어서 채식에 관심이 있는데 채식주의자가 되는 입문으로서 좋은 거 같아요"
▶ 스탠딩 : 박은정 / 리포터
- "절밥으로 인식됐던 사찰 음식이 웰빙 바람을 타고 새롭게 건강 음식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찰 음식 전문점에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 조리법을 직접 배워 가정식에 직접 활용하려는 이들이 점차 느는 추세입니다."
사찰 음식은 만드는 과정도 하나의 수행으로 여깁니다.
마늘과 파, 달래와 부추 같은 산성 식품들은 사람을 성내고 탐내며 어리석게 만드는 마음이 생겨나게 한다고 해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버섯과 다시마, 들깨 같은 천연 조미료로만 맛을 내서 음식에 신맛과 쓴맛, 단맛과 짠맛, 매운맛을 덜어주고 부드러움을 더합니다.
이 식당은 이러한 불교식 조리법에 무공해 자연식자재를 사용해 원재료 그대로의 맛을 내고 있는데요.
음식재료 각각의 궁합도 철저히 따져서 영양적인 균형과 색깔의 조화도 맞추고 있습니다.
▶ 인터뷰: 대안 스님 / 사찰음식점 운영
- "비결이라면 주재료가 얼마만큼 신선하고 제철에 나는 것인지, 그다음에 음식의 맛을 느끼게 하는 건데 그 모든 저희가 쓰는 양념이 우리의 전통 장류예요"
이 음식점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스님들이 공양하는 발우를 식기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불교에서 행해지는 식사행위, 발우 공양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나누어 먹는다는 평등의식과 욕심까지도 버리는 비움의 철학을 담고 있는데요.
코스 요리이긴 하지만 반찬기 외에는 모두 발우를 사용하고 있어 불교에서 행해지는 식사행위의 의미를 떠올리게 합니다.
▶ 인터뷰 : 백승욱 / 손님
- "음식도 정성이 들어가지만, 그릇까지 정성이 들어가니까 훨씬 더 맛있죠"
음식점 인테리어에도 불교의 정신을 담아 놓은 공간들이 눈에 띕니다.
건물 5층에 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108번의 걸음을 걸어야만 도착할 수 있는데요.
속세의 번뇌를 떨치고 산사로의 여정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설계되었습니다.
나무를 이용해서 소박하게 꾸며진 음식점에도 여백과 비움의 메시지를 담은 것입니다.
▶ 인터뷰 : 장하림 / 손님
- "계단도 108개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종교가 불교가 아닌데도 굉장히 종교적으로 아주 깊은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 스탠딩 : 박은정 / 리포터
- "과식에 대한 욕망과 그 욕망을 자극하는 스피드 사회에서 벗어나 간결함과 소박함, 정갈하면서도 담백함이 담긴 사찰 음식. 절제 있는 삶과 과욕 없는 삶, 그리고 감사하는 삶의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MBN 박은정입니다."
[MBN 트위터 오픈! 한발 빠른 뉴스를 트위터에서 만나세요]
< Copyright ⓒ mbn(mb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