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여객기 참사로 기록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그런데 국가 애도기간에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소유한 호텔에서 경품 추첨 등 축제성 내부 행사를 강행한 현장을 저희 MBN이 포착했습니다.
신용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경품 행사가 진행된 날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가 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31일이었습니다.
▶ 인터뷰 : 호텔 행사 진행자
- "목도리 그리고 장갑 세트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 상품 뽑도록 하겠습니다."
이어지는 경품 추첨에 행사 분위기가 고조됩니다.
▶ 인터뷰 : 호텔 행사 진행자
- "이렇게 마무리하면 아쉬울 것 같아서, 저희가 마지막 럭키 드로(추첨)를 또 준비했습니다."
농담조의 성과급 소식엔 직원들의 환호성마저 터져 나옵니다.
▶ 인터뷰 : 호텔 측 행사 진행자
- "시국적으로도 그렇고 제주항공이나 이런 부분들 때문에 여러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성과급은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와!)"
국가 애도기간을 무색게 하는 이 행사는, 경기 수원시 소재 호텔인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종무식 현장입니다.
▶ 스탠딩 : 신용수 / 기자
- "더 큰 문제는 이곳이 참사 당사자인 제주항공의 모기업 애경그룹이 소유한 호텔이라는 겁니다."
그룹 계열사가 항공 참사와 연관됐는데도 연말 내부 행사를 강행했습니다.
이를 두고 호텔 내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 인터뷰 : 호텔 직원
- "하면 안 되는 분위기였죠. 31일이면 한창 추모 분위기가 되는데…."
호텔 측에 해당 내용을 질문하자 담당자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 인터뷰 : 호텔 관계자
- "저희가 아는 게 없어 가지고, 관계자분은 지금 자리를 비우신 상태여서…."
애경그룹은 해당 호텔이 위탁 운영 중인 터라 행사 내용을 자세히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불찰은 인정했습니다.
▶ 인터뷰(☎) : 애경그룹 관계자
- "위탁 경영한다고 해서 저희와 관계된 협력사나 이런 업체들까지 챙기지 못한 부분은 분명히 잘못된 것 같아요. 저희도 강력하게 항의를 할 거고…."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
부적절한 행사로 모기업 측의 애도와 사과의 진정성마저 퇴색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신용수입니다.
[shin.yongsoo@mbn.co.kr]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