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후 은행 여·수신금리가 오히려 상승했지만, 시장금리가 미리 떨어진 덕분에 이자 부담은 줄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자료 |
한은이 오늘(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첫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 대출 금리는 0.02%포인트(p) 상승했고, 수신(예·적금) 금리는 0.05%p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는 지난 2012년 7월, 2014년 8월, 2019년 7월 등 과거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기에 은행 여·수신 금리가 첫 금리 인하 뒤 5주 평균 0.27%p, 0.20%p씩 하락한 것과 대조됐습니다.
이런 현상은 올해 장단기 시장금리가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를 선반영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여·수신 금리도 기준금리 인하 전 이미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진단입니다.
실제 올해 1~9월 가계대출 금리는 0.59%p, 기업 대출 금리는 0.52%p, 예·적금 금리는 0.45%p 각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울러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늦추기 위해 가산금리를 대폭 인상하고, 기업 대출에서도 저리 대출 취급을 축소하는 등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에 나선 점도 대출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은행들은 올해 4분기 예수금과 은행채 대규모 만기 도래, 내년 초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정상화 등으로 자금 유치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수신 금리를 높게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한은은 전체 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잔액 기준 대출 금리는 올해 1~10월 가계대출에서 0.37%p, 기업 대출에서 0.46%p 각각 낮아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가계대출에서 3조 9,000억 원, 기업 대출에서 7조 3,000억 원 등 총 11조 3,000억 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한은은 더 나아가 이런 대출 이자 경감 효과가 내년에도 단기 금리와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추가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런 분석은 '통화 완화 무용론'에 대한 일종의 반박 성격으로 해석됩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이어 "기준금리 조정의 영향은 결정 시점보다는 그 이전에 시장에서 기대가 형성될 때부터의 변화를 함께 고려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