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선박용 에어컨 분야 국내 1위 업체, 하이에어코리아가 하청업체의 기술을 그대로 베꼈다가 적발됐습니다.
미안해하기는커녕 오히려 해당 하청업체와 거래를 끊는 보복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고 법인·대표이사가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습니다.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22년, 하이에어코리아 공장에 갔던 하청업체 측은 깜짝 놀랐습니다.
배에 공기가 들어올 때 물을 막는 자기 회사 제품을 하이에어코리아가 그대로 베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기술과 도면을 도둑맞은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자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국내 선박 공조장치 시장을 98%나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 하이에어코리아가 일방적으로 하도급 거래를 끊어 사업 활로가 막힌 겁니다.
▶ 인터뷰(☎) : 이영웅 / 피해 하청업체 측 변호사
- "하이에어코리아를 배제하고서는 대형 조선사들과의 거래가 사실상 좀 어려워지고 그런 것들이 추후 사업에도 좀 중대한 영향을…."
하이에어코리아 윤리규범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협력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회사 대표가 불법 행위를 진두지휘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홍근 / 공정거래위원회 기술유용조사과장
- "대표는 수급 사업자가 신고한 행위에 대해서 보복 조치를 직접 지시했습니다. 굉장히 악질적인 행위를 했다는 걸 저희가 이제 적발을 …."
공정위는 하이에어코리아에 기술유용 건으로는 역대 최대인 과징금 26억 4,8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하이에어코리아 측은 "보복 조치는 없었다"며 공정위 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예고했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root@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김정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