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한지는 수백 년이 지나도 색과 모양이 거의 변하지 않아 해외에서도 그 우수성이 잘 알려진 전통 종이죠.
그런데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전통 한지 제작 기술력을 인정받는 장인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예은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작지만, 기품이 느껴지는 한지 공방.
입구에 들어서면 한지 원료인 닥나무 향기가 가득 풍겨옵니다.
▶ 스탠딩 : 이예은 / 리포터
- "우리가 쉽게 쓰고 버리는 종이. 하지만, 100년 동안 종이 한 장, 한 장을 전통재래방식으로 만들어 그 명맥을 이어오는 곳이 있습니다"
현장음) "전통한지 만드는 방법이야. 두 장 붙여서 한 장 들뜨는데 오늘은 주문이 와서 얕게 한 장씩 떠야 해"
장용훈 씨는 17세 때 한지제작을 시작한 이후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자신의 천직을 지켜오는 전통 한지 제작 장인입니다.
할아버지부터 시작해 아버지에게 배운 한지 제작 기술을 지금은 두 아들에게 대물림해 4대째, 한지를 만들고 있는데요.
▶ 인터뷰 : 장성우 / 전통 한지 제작 기술자
- "그동안 종이 일을 하면서 좌절도 많았고요. 도망가기도 했는데 종이를 통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계기도 있었고요. 종이를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 그럴까요. 저한테 딱 맞는 것 같아요"
전통 한지 제작 방식은 삶은 닥나무 껍질을 벗겨 물에 불린 후, 콩대, 메밀대 등 식물 껍질을 태워 만든 잿물에 다시 9시간을 삶습니다.
이렇게 삶은 닥나무 껍질을 다시맑을 물에 담아 닥풀을 첨가한 후 큰 나무틀로 건져내 말리면 한지가 완성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작되는 전통 한지는 한 장이 완성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 인터뷰 : 장갑진 / 전통 한지 제작 기술자
- "100 여장을 생산한다고 하면 한 4일에서 5일, 혼자서 생산한다고 하면 일주일 정도 걸립니다"
전통재래방식만을 백 년 가까이 이어온 덕분에 장용훈 씨는 1996년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 스탠딩 : 이예은 / 리포터
- "전통을 지키기 어려운 이유는 손이 많이 가는 번거로움과 불편함 때문일 텐데요. 하지만, 오늘날, 전통성은 그 희소가치를 인정받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장용훈 씨 부자는 닥나무와 닥풀을 직접 텃밭에서 일구고, 수확된 닥나무는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1년생을 거둬 창고에 보관해 사용합니다.
또, 이들은 한지 제작에만 그치지 않고 옻칠한지, 한지로 만든 전등, 멍석, 모자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쓰임새를 다양화시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장성우 / 전통 한지 제작 기술자
- "문양지라고 해서 물로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했어요. 실로 해서 만들면 이 문양이 종이 뜰 때부터 나오는 거예요. 섬유의 많고 적음을 달리하면 선이 나오는데 그걸 문양지라고 해서 개발 특허 낸 것입니다"
원료까지 직접 재배하며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한지는 전통 한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국내에서 잘 알려진 한국 화가들이 즐겨 찾을 뿐만 아니라 13년 전부터는 일본으로 수출하는 데 성공하며 판매의 폭을 세계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365일 떠내고 말리는 작업이 쉽진 않지만, 장 씨 부자의 전통 한지를 꾸준히 찾아주는 사람들을 위해 오늘도 종이 만드는 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장성우 / 전통 한지 제작 기술자
- "온 힘을 다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한지를 만들고 더 개발된 여러 가지 (한지)종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스탠딩 : 이예은 / 리포터
- "천 년이 지나도 품질이 유지된다는 한지. 장 씨 부자의 전통 한지 생산 기술도 천 년 후까지 대를 이어, 지켜져 가기를 바랍니다. MBN 이예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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