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소액주주 이익 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두산그룹의 합병 추진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정 요구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길기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자산운용사 CEO들과 만난 이복현 금감원장은 회의 시작부터 최근 합병비율을 놓고 소액주주들의 비판을 사고 있는 기업들의 행태를 작심 비판했습니다.
지배주주의 이익만 우선시하는 일이 반복된다며, 제출된 증권신고서를 쉽게 승인해주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습니다.
▶ 인터뷰 :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 "조금이라도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정 요구를 하겠다는 것이 감독원의 입장이고 그 부분은 우리 당국 내에서 어느 정도 합의가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두산그룹은 알짜회사를 적자 계열사와 합병하면서 가치를 저평가해 소액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총수 일가의 간접 지분율을 높인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대로 합병이 승인되면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의 두산밥캣에 대한 간접지분율은 14%에서 42%로 3배 가까이 올라갑니다.
▶ 인터뷰(☎) :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 "오너라는 이유로 소액 주주 권리를 침해해서 자신에게 더 많은 권리를, 이익을 가져간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회가 좀 잘못된 부분이라고 보고요."
이미 한차례 정정 요구를 받고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한 두산 측은 "성실하게 정정 요청에 응해 소명할 것"이라며 "주주와의 소통 노력도 더 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