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늘(1일)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팻 겔싱어 인텔 CEO 등과 잇따라 만났습니다.
SK그룹이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에 나선 가운데 최 회장은 이들과 거대언어모델(LLM), 산업용 AI 등 구체적인 AI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 회장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재시 CEO, 겔싱어 CEO 등과 만난 사진을 올리고 "AI 반도체 최전방의 거인들"이라며 "이들이 엄청난 힘과 속도로 세상을 흔들 때 우리도 백보 천보 보폭을 맞춰 뛰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과 아마존이 함께 만든 앤트로픽, SK하이닉스와 인텔이 함께 하는 가우스랩스처럼 우리나라 유니콘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우스랩스는 SK하이닉스의 산업용 AI 전문 자회사입니다.
최 회장은 지난주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재시 CEO를 만나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최신 산업동향과 전망에 대해 살피고 SK와 아마존의 협업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시 CEO는 AI, 클라우드 전문가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를 거쳐 2021년부터 아마존 CEO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최근 각각 머신러닝(ML) 학습과 추론에 특화한 자체 AI 반도체 '트레이니움', '인퍼런시아'를 개발하는 등 반도체 설계부터 서비스까지 AI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두 반도체는 처음부터 AI를 위해 개발한 반도체로, 고성능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요로 합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양산과 고객사 납품을 시작하며 AI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또 새너제이 인텔 본사에서 겔싱어 CEO를 만나 SK하이닉스와 인텔의 오랜 반도체 파트너십을 높이 평가하고, 첨단 반도체 제조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인텔과의 협업으로 2022년 12월 세계 최고속인 초당 8Gb(기가비트) 이상의 속도를 구현한 서버용 D램 'DDR5 MCR DIM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1월에는 10나노급 4세대(1a) DDR5 서버용 D램을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적용해 업계 최초로 인증받는 등 인텔과 협력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인텔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AI 가속기인 '가우디 3'를 출시하는 등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대에도 나섰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엔비디아를 시작으로 TSMC,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아마존, 인텔까지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빅테크 리더들을 잇따라 만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등과 만난 사진을 올리며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심장 박동이 뛰는 이곳에 전례 없는 기회들이 눈에 보인다"고 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8∼29일 열린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으로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5년간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82조원을 비
SK 관계자는 "SK는 앞으로도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망라한 'AI 생태계'를 적극 육성해 국가 경쟁력 강화와 인류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