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이혼 소송이라고 하지요. 관련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산업부에 한범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 1 】
최태원 회장이 깜짝 회견에 나섰습니다. 사전에 언질이 있었던 건가요?
【 기자 】
아닙니다. 직접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힐 줄 아무도 몰랐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정해진 순서를 끊고 갑자기 등장했습니다.
사회자도 당황하는 눈치였습니다.
SK 관계자는 "어제저녁 급하게 기자회견을 잡으면서 최 회장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었다, 그런데 도중에 마음을 바꾼 것 같다, 고민 많이 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최 회장이 그간 이혼 소송 관련해 말을 아껴왔다는 점에서 더 이례적이라는 현장 반응이 나왔습니다.
【 질문 2 】
그렇다면, 이렇게 갑자기 회견장에 나온 이유는 뭐라고 봐야 할까요?
【 기자 】
당사자인 최 회장이 직접 나서야 수세적으로 바뀐 분위기를 돌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1조 3천여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넘겨주고 나면 최 회장의 SK 지배력이 약해지고, 연이어 적대적 인수합병 표적이 될 것이다, 이런 분석까지 나오고 있죠.
이런 부정적인 전망에 최 회장은 단호히 맞받아쳤습니다.
▶ 인터뷰 : 최태원 / SK 회장
- "이거 말고도 저희는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습니다. 이런 문제점들도 저희는 충분히 풀어나갈 역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질문 3 】
이제 대법원 판단이 남았습니다. 앞으로 최 회장 측이 어떻게 나갈까요?
【 기자 】
오늘 발표 내용대로, 최 회장의 4조 원대 SK 주식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소영 관장이 SK 주식의 35%, 1조 3,808억 원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과거에 부부였던 최태원-노소영 두 사람이 SK를 성장시켰다고 봤기에 내릴 수 있는 결론이었죠.
이에 맞서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의 경우 고 최종현 선대 회장의 기여분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태원-노소영 부부 기여분이 작다고 인정되면, 재산 분할 규모 역시 줄어들게 됩니다.
오늘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여 판결문 내용을 일부 수정했는데, 재산 분할액을 바꾸진 않았습니다.
【 질문 4 】
최 회장한테 유리해질 수도 있겠군요. 그래도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유지 된다면 최태원 회장, 그 큰 돈을 어떻게 마련할까요?
【 기자 】
주식을 제외하면, 최태원 회장이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3천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1조 3천억 원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일단 그룹 정점에 있는 SK 지분은 건드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SK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아니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실트론 주식 29%를 전부 파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SK 실트론은 비상장 주식이어서 양도세를 많이 내야 합니다.
세금까지 다 떼면 이혼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죠.
앞으로 최 회장 측 고민이 깊어질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한범수 기자였습니다.
한범수 기자 [han.beomsoo@mbn.co.kr]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그래픽 : 임주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