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사과 농민, 서늘한 기후 찾아 강원도로 이주
사과의 역사는 꽤 깁니다.
전 세계로 치면 4천 년 전부터 재배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사과가 처음 등장하는 건 고려시대 의종 때입니다.
현재 능금의 어원인 '임금'이 계림유사에 실렸습니다.
이처럼 뿌리 깊은 사과의 역사가 근래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기후변화로 사과가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기후변화로 기존 대구경북 중심이던 사과 주산지가 바뀌고 있는 건지 MBN이 따져봤습니다.
↑ ▲MBN 뉴스7, <[기후위기②] 최북단 강원양구 사과 주산지로…아열대 과일 충남 턱밑까지>(2024-04-02) |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2022년 대비 25% 줄었습니다.
평년 대비 22.5% 감소한 수치고 최근 10년 동안은 최저 생산량입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이러한 감소세가 쭉 이어질 거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업관측센터, 농업관측(과일)(2023년 12월호) |
서늘한 데서 잘 자라는 사과의 재배지는 기온이 오르자 점점 더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2070년대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21세기 말에 이르면 사과 재배적지가 아예 없어진다고 예측한 의견도 있습니다.
↑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제1740호」,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의 농업부문 주요 내용과 과제"(2020-08-20) |
↑ ▲농촌진흥청 보도자료, "'온난화'로 미래 과일 재배 지도 바뀐다"(2022-04-13) |
정말로 사과 재배지가 북상했는지 MBN 취재진이 강원도를 찾았습니다.
강원 내륙에서도 최북단인 양구군 일대에서 사과를 재배 중입니다.
양구 사과는 전국 과일 선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품질이 좋아졌습니다.
↑ ▲MBN 뉴스7, <[기후위기②] 최북단 강원양구 사과 주산지로…아열대 과일 충남 턱밑까지>(2024-04-02) |
양구군에서는 실제 300여 농가에서 사과를 재배 중인데, 3분의 1은 남쪽에서 올라온 이주민들이었습니다.
김법종 양구사과연합회장은 "경북에서 농사짓던 분들이 양구로 올라온다"며 "기후가 맞고 여건 되는 북쪽으로 자꾸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MBN 뉴스7, <[기후위기②] 최북단 강원양구 사과 주산지로…아열대 과일 충남 턱밑까지>(2024-04-02) |
양구군뿐만이 아닙니다. 강원도 전체로 봐도 사과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습니다.
2013년만 해도 212ha였던 재배면적이 지난해 1,217ha로 증가했습니다.
10년 사이 사과 재배면적이 6배 늘어난 겁니다.
↑ ▲통계청, 「2013년 가을배추·무, 콩, 사과, 배 생산량 조사결과」(2013. 12. 20)·「2023년 가을배추·무, 콩, 사과, 배 생산량 조사결과」(2023. 12. 22.) |
정부는 강원 양구를 비롯해 정선·홍천·영월·평창 5개 군을 사과 주산지로 키워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재배면적과 함께 생산량도 늘었습니다.
지난해 강원도 사과 생산량은 19,729톤으로 2013년 2,578톤에 비해 7배 가량 늘었습니다.
과거 사과가 많이 나던 곳은 대구경북을 비롯한 남부 지방이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5년간 강원도의 사과 재배지가 크게 늘었습니다.
기후변화를 거스르긴 어렵습니다.
변화에 맞춰 농가들이 이동하고 있고, 생산량도
자료수집 : 염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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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팩트체크 https://factcheck.snu.ac.kr/facts/show?id=5350
[이혁근 기자 root@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