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린 게 바로 반도체죠.
삼성전자의 정기 인사는 한참이나 남았는데, 반도체 수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반도체 경기는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지난해의 대규모 적자와 차세대 반도체 주도권 전쟁에서의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김종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메모리 업황 부진에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15조 원 적자를 냈던 삼성전자.
경쟁사에 비해 인위적 감산이 늦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결국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도 인텔에 내줬습니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필수인 HBM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기며 아직 엔비디아에 납품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사 내부는 물론 주주들의 질타도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 경계현 / 삼성전자 사장 (지난 3월 주주총회)
-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더 잘 준비하고 있고, 곧 가시적인 성과를 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결국 반도체 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이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 났고, 새로운 구원 투수로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나섰습니다.
전 부회장은 지난 2000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14년 메모리사업부장을 지내는 등 반도체 전문가로서 전형적인 최고경영자 코스를 밟아왔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리더십 교체로 쇄신에 나선 삼성전자는 향후 HBM 등 차세대 반도체 주도권 탈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김용석 /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 "HBM이 있고요. 이게 어쨌든 엔비디아에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고, PIM이나 CXL 이런 것들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할 것이고. "
반도체 부문장이 사장에서 부회장급으로 격상되면서 새로운 사업 발굴과 투자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됩니다.
MBN뉴스 김종민입니다.
영상편집 : 양성훈
그래픽 : 임주령 이은지 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