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건설업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법정관리로 갈 경우 500여개 협력업체가 도산할 수도 있고, 다른 건설사들의 자금난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각 건설현장에서는 치솟은 공사비 부담을 놓고 분쟁도 벌어지고 있어 위기감이 큽니다.
이승민 기자입니다.
【 기자 】
태영그룹이 다음주 11일 워크아웃 결정 전까지 채권단이 요구한 890억 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합니다.
채권단과 금융당국도 어제(5일) 최후 통첩과 함께 '워스트 케이스', 이른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정관리로 가면, 협력업체 공사대금 등 상거래채권까지 모두 동결돼 분양계약자와 500여 개 협력업체의 피해가 우려됩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도 태영건설 신속 대응반(TF)을 꾸리고 건설 현장과 PF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상우 / 국토교통부 장관(지난 4일)
- "만약에 태영건설이 법정 관리에 갔을 때를 대비해서 대리 시공이라든지 하도급 관계 안정성이라든지 하는 부분에 있어서 건설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최소화되도록 하는…."
기존 대형 건설사들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PF 위기 가능성이 제기된 롯데건설과 동부건설은 선제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유동성 관리에 문제가 없다며 위기 확산을 차단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설업계 곳곳에 악재가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자재와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부담을 놓고 건설사와 조합이 충돌하는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어제 찾아간 서울의 한 재개발 사업장도 공사비 지급이 지연되면서 유치권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승민 / 기자
- "서울 은평구 2400세대 아파트 공사 현장입니다. 평일 오전이지만, 출입문은 닫혀 있고 작업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서울 송파구와 서초구의 대규모 재건축 단지 역시 시공사와 조합이 갈등 중입니다.
▶ 인터뷰 : 고종완 /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 "공사비가 급등하고 여기에다가 PF발 부동산 금융위기가 겹쳐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확대되면 결국 금융과 부동산 시장이 복합 불황에 빠지고…."
올해는 금리인하와 함께 부동산 시장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사라지고, 깊은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승민입니다. [lee.seungmin@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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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