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상향합니다.
지금까지는 10억 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대주주로 분류돼 세금을 내야 했지만, 기 기준을 더 올려 세금 내는 대상을 줄이려는 겁니다.
시행되면, 연말에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보유주식을 대거 내다 파는 관행이 사라져 '산타랠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12월 27일, 증권시장에는 1조 5천억 원이 넘는 개인 매도 물량이 쏟아졌습니다.
같은 달 누적 매도 물량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쏟아진 건데,
대주주 확정일을 하루 앞두고 주식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큰 손들이 서둘러 주식을 내다 팔았기 때문입니다.
매년 이런 일이 반복되자 정부가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높이는 방안 검토에 나섰습니다.
현재는 상장된 주식을 종목당 10억 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대주주로 분류돼 과세 대상이 되는데, 정부가 기준을 50억 원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2000년 주식 양도세가 도입된 이후 기준이 상향 되는 건 23년 만에 처음입니다.
▶ 스탠딩 : 길기범 / 기자
- "대주주 기준이 상향 되면 매도 물량이 줄면서 연말 주식 시장의 변동성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 시장에도 반응이 나타났는데, 2차전지 등 개인 매수 상위 종목들이 급등하면서 코스닥 지수는 1.5% 오른 850.96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 인터뷰(☎) : 김석환 / 미래에셋 디지털리서치팀 선임연구위원
- "수급 악화 여지를 좀 막아줄 수 있다는 것, 변동성이 다소 줄어든다는 측면에서는 개인투자자도 나쁘지 않은 혜택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부자 감세정책"이라고 반대하고 있지만, 대통령령 개정 사항이라 야당의 동의 없이도 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치면 시행이 가능합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