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불완전 판매 후속보도, 오늘도 이어갑니다.
이번엔 가입자가 아니라 은행원들 이야깁니다.
은행들은 공식적으로는 상품 가입 과정에서 위험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는 불완전판매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 직원들의 커뮤니티에선 원금손실 가능성을 얘기하면 아무도 가입하지 않는다며 '손실 가능성'을 고의로 은폐했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은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8월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한 시중은행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다들 ELS 가입 권유할 때 MSG 가미하지 않느냐"며,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 아무도 가입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의도적으로 손실 위험을 감추고 ELS 상품을 팔았는데, 이제 와서 투자위험을 다 고지했으니 무조건 고객 책임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댓글에도 "대사가 다 똑같다", "부정하지 못한다, 이제 창구에 고객들 몰려올 것이다"라며 동의하는 답변이 달렸습니다.
재테크 담당 PB팀장들이 가입을 망설이는 고객들에게 6개월이면 된다며 팔고, 그 성과로 표창까지 받았는데, 이제 와서 뒷수습은 다른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글도 있습니다.
인사 고과 시스템 KPI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KPI는 은행 본사가 영업점을 평가하는 지표로, 예금, 대출, 신탁 등 항목을 나눠 목표를 정해주고 실적대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입니다.
결국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영업점들이 무리하게 ELS 상품을 팔았다는 얘기입니다.
▶ 인터뷰 : 은행업계 관계자
- "목표가 어떻게 주어졌느냐 그에 따라서 이제 영업 방향이 아예 달라져요. 목표 할당받은 것을 어느 정도 달성을 해야지 인사 평가도 성과급도 영향이 있으니까 그런 것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죠."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 "시중은행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는 금융감독원도 홍콩 ELS 판매 실적과 KPI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홍콩 ELS 상품을 팔지 않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최은미 기자 [ cem@mbn.co.kr ]
영상편집 : 김혜영
그래픽 :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