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비율은 여전히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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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현수막. 2023.10.3 / 사진 = 연합뉴스 |
가계 빚이 국가 경제 규모를 웃도는 현상이 4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11월 보름간 가계대출이 이미 3조 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부채 비중은 신흥국 3위로 올라섰습니다.
오늘(19일) 국제금융협회(IIF)가 지난 16일 공개한 세계 빚 통계에 따르면, 3분기(6~9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2%로 2분기(101.0%)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3분기 105.7% 이후 점진적 하락 추세입니다.
그러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웃도는 나라는 신흥 30여 개국 중 한국이 유일했습니다.
선진국까지 범위를 넓히면 스위스(125.5%), 호주(110.0%), 캐나다(102.9%)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습니다. 게다가 3분기 전(全) 금융권 가계대출이 13조 8,000억 원 증가했다는 금융당국의 발표를 감안하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줄어든 것은 국가 경제 규모, 즉 GDP가 성장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4분기에도 가계부채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10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6조 3,000억 원으로 전월(+2조 4,000억 원) 대비 크게 늘어난 데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6일까지 689조 5,581억 원으로 보름 새 3조 5,462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벌써 지난달 증가 규모(3조 6,825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며, 대부분 주택담보대출 증가분(3조 4,175억 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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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주요국 GDP 대비 기업·가계 부채 / 사진 = 연합뉴스 |
한편, 기업부채 또한 계속 덩치를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화 긴축과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우리나라 기업의 빚(부채)이 줄기는커녕 국가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빨리 불어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도 증가율 역시 세계 2위 수준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비롯한 적지 않은 기업들이 대출로 위기를 막기에도 한계에 이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IIF 집계 결과, 3분기 한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26.1%로 전 분기 대비 0.5%포인트 늘었습니다.
신흥국 중 홍콩(267.9%), 중국(166.9%)에 이어 경제 규모 대비 기업의 빚이 많습니다. 2분기까지는 싱가포르의 기업부채 비율이 128.6%로 신흥국 3위였으나, 한 분기 만에 빚 비중을 3.6%포인트 줄이면서 한국이 3위로 올라서게 됐습니다.
앞서 세계적 긴축 기조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기업 부채 비율이 거꾸로 높아진 나라는 이들 세 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5.5%p), 인도(+2.6%p), 베트남(+2.5%p), 케냐(+1.2%p), 남아프리카공화국(+0.3%p), 이집트(+0.1%p)까지 모두 9개국에 불과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3위라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부채 증가 속도가 고금리 환경 등을 고려할 때 다른 나라와 비교해
세계에서 1·2위를 다투는 우리나라 기업과 가계의 대출은 이달 들어 보름 사이에만 5대 은행에서 다시 2조∼3조원 더 늘었습니다. 꺾이지 않는 민간 대출 증가세가 오는 3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