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액은 당기순익의 0.4%…메리츠화재는 0.08%
‘이자장사’로 돈 번 은행들에 대해 상생금융과 횡재세 부과 등 이익환수 압박이 거센 가운데 은행 못지않은 실적을 낸 보험사들을 향해서도 사회공헌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5일 보험사 CEO 세미나에 참석해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가중되고 있는 서민들의 어려움에 대한 보험업권의 관심과 배려도 중요하다”며 보험사들도 고통 분담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최근 서민들의 고금리 고통을 틈탄 금융권의 이자 이익에 대해 사회 환원을 확대하라는 요구가 거대 은행들에 집중된 사이 은행에 버금가는 수익을 내고도 뒷짐 지고 있던 보험사들을 들춰낸 겁니다.
올 상반기 국내 보험사들이 거둔 연결 기준 순이익은 손해보험사가 4조 6,000여억 원, 생명보험사가 3조 4,000여억 원으로 합치면 8조 원에 이릅니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 8조 969억 원과 맞먹습니다.
하지만 사회공헌 액수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삼성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주요 8개 회사가 상반기 사회기부에 쓴 돈은 130억 원 안팎에 불과합니다. 당기 순이익의 0.4%도 안 되는 겁니다.
특히 9천억 원 가까운 순익을 낸 메리츠화재는 6억 8,000여만 원을 사회공헌에 집행하는 데 그쳐 0.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메리츠화재는 1분기엔 단 1,600만 원을 사회공헌에 쓰기도 했습니다.
은행들이 최근 1,0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에 나선 것과도 대조적으로 현재까지 보험업계에서 상생금융안을 내놓은 곳은 청년 취약계층을 위해 저축보험을 출시한 한화생명과 금융 계열사가 함께 방안을 마련한 삼성생명, 삼성화재뿐입니다.
보험사들은 은행과 달리 피부에 와 닿는 상생금융 상품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비슷한 규모의 순익을 낸 은행과 비교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
이복현 금감원장은 "보험은 신뢰와 상부상조 정신에 근간을 두고 있기에 장기고객이자 계약 상대방이 되는 국민과의 발전적 관계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보험산업이 어려운 시기에 장기 자금공급자로서 국가경제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지속해준다면 다시금 국가경제와 함께 성장하며 더 큰 과실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김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