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가을치고 이상하리만큼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농산물 수확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올해는 또 비까지 많이 왔죠.
이 때문에 지난 달 소비자물가가 3.8% 올랐습니다. 석 달째 3%대를 유지하는 것도 모자라, 상승 폭도 지난 3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죠.
농수산물 등 신선식품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 올렸습니다.
1년 전 보다 무려 72.4% 오른 사과를 포함해 과일류가 크게 뛰었고, 주식인 쌀도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물가에 다가올 김장철이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장명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대형마트.
김장철을 맞아 재료를 고르는 주부들의 손길이 신중합니다.
배추, 대파 등 부쩍 오른 김장 물가에 올해는 김치를 덜 담그겠다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 인터뷰 : 김길순 / 서울 우면동
- "보통 30포기씩 했는데 그걸 안 하니까. 총각김치도 담그고 동치미도 담그는데 그런 거 다 생략. 너무 비싸니까."
그나마 김치를 담그는 것이 사먹는 것보단 경제적이라 어쩔 수 없단 목소리도 있습니다.
▶ 인터뷰 : 황정순 / 서울 방배동
- "저는 20포기 정도 해요. 며느리도 좀 나눠줘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죠. 그래도 김장해 놓으면 그게 싼 거 같아요. 사 먹는 거보다."
문제는 본격적인 김장철로 접어들면, 채소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겁니다.
이번 달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9%나 오르고, 대파와 건고추 등이 줄줄이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는 김장 물가를 잡기 위해 나라 곳간을 풀기로 했습니다.
우선, 배추 2천7백 톤과 무 1천 톤, 마늘, 고추 등 김장 재료 1만1천t을 최대한 방출해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추겠다는 방침입니다.
▶ 스탠딩 : 장명훈 / 기자
- "가격이 크게 오른 천일염도 정부 비축분 1만 톤을 풀어 시중 가격의 1/3 수준으로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12월까지는 가을 배추가 나오는 만큼, 비용 부담이 크다면 김장 시기를 조금 늦추는 것도 방법입니다.
MBN뉴스 장명훈입니다. [ jmh07@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김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