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보다 이자가 더 부담"…은퇴연령 가구 가처분소득 '뚝'

60세 이상 가구 이자비용 2분기 연속 50% 내외 증가

↑ 금리 인상, 이자 부담 (PG) / 사진=연합뉴스

60세 이상 가구의 이자 비용이 소득세·재산세 등 정기적인 세금 부담보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 소득 기반이 취약한 은퇴 가구의 가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오늘(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주 연령이 60세 이상인 가구(2인 이상 비농림어가)의 월평균 이자 비용은 지난해 2분기(6만 8000원)보다 45.8% 늘어난 9만 9000원이었습니다.

반면 소득세·재산세 등과 같이 정기적으로 내는 세금(경상조세)은 9만 6000원으로, 1년 전보다 2.4% 줄면서 이자 비용을 밑돌았습니다.

60세 이상 가구 이자 비용은 지난해 2분기(53.0%)를 시작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3% 늘며 매 분기 빠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경상조세는 60세 이상 가구 소득 증가율이 전연령대 평균을 밑돌면서 지난해 1분기 이후 1개 분기를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60세 이상 가구 이자 비용이 경상조세를 넘어선 것은 2017년 4분기 이후 5년 반만입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자 비용이 빠르게 증가한 것은 고금리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 다중채무자 448만명으로 역대 최대 / 사진=연합뉴스

2분기 60세 이상 가구의 이자 비용 증가 폭은 30대 이하 가구(65.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지만 소득 감소 폭(-1.1%)은 전 연령대 중 가장 컸습니다.

60세 이상 가구는 가구주 대다수가 직장이나 사업장을 떠난 은퇴자들이기 때문에 소득 수준(464만 원) 자체도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습니다.

소득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큰 폭으로 늘면서 가계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더 쪼그라들었습니다.

2분기 60세 이상 가구 처분가능소득은 1년 전보다 2.3% 줄면서 2016년 1분기(-3.2%)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전체 소득은 5만 2000원(-1.1%) 줄었지만 이자 비용을 포함한 비소비지출이 5.6% 늘면서 처분가능소득은 9만 2000원 감소했습니다.

60세 이상 가구가 다른 가구에 비해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표] 전체·60세 이상 가구 월평균 소득·경상조세·이자비용·가처분소득 추이 / 사진=연합뉴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