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주당 50만 원을 넘어 삼성전자에 이어 제2의 국민주로 불렸던 카카오의 주가가 최근 5만 원 밑으로 떨어져 개미 투자자들이 울상이죠.
그런데 주가가 급락하던 지난해 주가 15만 원 아래에서는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던 남궁 훈 전 대표가 올해 90억이 넘는 차익을 거두고 이달 말 회사를 떠납니다.
주주가치 제고, 책임경영은 헛된 약속이었을까요?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카카오의 반기 보고서입니다.
남궁훈 전 대표는 주식매수선택권 이른바 스톡옵션 행사로 94억 3,200만 원 수익을 거뒀습니다.
주가가 5만 원대일 때 1만7천 원으로 받은 스톡옵션 23만 주를 행사한 겁니다.
그리곤 최근 SNS를 통해 이달 말 회사를 떠난다고 알렸습니다.
남궁훈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카카오 대표로 내정될 때 "스톡옵션을 받는다면 15만 원 아래에선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화재 등 각종 악재 속에 계열사 상근 고문으로 물러났지만,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카카오를 떠나게 된 겁니다.
투자자들은 배신감을 토로합니다.
▶ 인터뷰 : 정의정 / 한국개인투자자협의회 대표
- "약속을 지키지 않고 도망가면서 거액의 현금을 챙겨서 갔다는 것은 그로 인해서 또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서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카카오 측은 "남궁 전 대표가 대표 시절 받은 스톡옵션이 아닌, 그 이전에 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이라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등 다른 임원들이 상장 한 달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수백억 원을 챙긴 전력이 있어 카카오는 '먹튀' 전문이라는 오명을 덧칠하게 됐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