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그룹은 지난 1949년 고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공동 설립한 '영풍기업'이 모태입니다.
지난 1970년에 영풍 석포제련소를, 1974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를 설립한 이후에 장 씨 일가는 영풍 석포제련소를, 최 씨 일가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를 각각 맡아 지난 50년간 독립적으로 경영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독립경영 체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이 3세 경영으로 넘어오면서 지분 경쟁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최 씨 측은 지난해 11월 자사주 교환 방식으로 LG화학·트라피구라·모건스탠리·한국투자증권 등을 우군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그룹 북미 자회사 HMG글로벌을 상대로 유상증자를 진행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약 52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의 지분 5%를 인수했습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지분 또한 최 씨 측 우호지분으로 봅니다. 유상증자와 최 씨 일가의 지분 매입 등으로 최 씨 측 우호지분은 기존 28.62%에서 32.5%가 됐습니다.
반면 장 씨 측의 우호지분은 유상증자 단행으로 희석되며 33.22%에서 31.57%로 내려왔습니다. 장 씨 일가 또한 장형진 고문의 개인회사 에이치씨를 통해 주식을 매입했고 장 고문의 자녀가 대표인 개인회사 씨케이를 통해서도 주식을 매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풍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장 씨 일가의 영풍이 고려아연처럼 성장했다면 고려아연에 이렇게나 관심을 보일 이유가 있겠느냐"고 평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이슈가 중요해지면서 기업들 간 상호 신뢰에 기반한 파트너십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라며 "영풍을 글로벌 시장에서 과연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영풍 측은 이와 같은 평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풍은 MBN과의 통화에서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임에도 장형진 고문 단 1명만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고 자율경영을 존중한다"며 "오히려 고려아연이 지난해 8월 19일에 먼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자본율을 희석하는 등 주주권을 침해했다"고 말했습니다.
50년 독립 경영 기간 영풍의 석포제련소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영풍의 석포제련소는 환경오염 사건으로 수차례에 걸쳐 환경당국과 검찰의 조사와 처벌을 받았고 이번 국감에서도 도마에 오를 예정인 반면 고려아연은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을 넘어 이차전지 등 신사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경영실적에서도 차이가 존재합니다. 영풍의 2022년 매출은 17,936억 원으로 최근 5년 평균보다 높지만, 영업이익은 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고려아연의 최근 5년 영업이익(별도기준)은 증가해 2022년에 1조 원에 육박합니다. 수치로 볼 때 영풍의 매출은 고려아연 매출액의 22%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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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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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
영풍은 제련업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친환경과 거리가 먼 경영으로 비판을 받는 반면 고려아연은 제련업의 미래 성장성에 한계를 인식하고, 친환경 소재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2022년부터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3대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풍은 이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영풍은 '환경오염 사건'에 대해 "과거에는 환경 이슈가 있었으나 현재는 친환경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며 "영풍 석포제련소는 2021년 세계 제련소 최초로 폐수를 단 한 방울도 외부로 배출하지 않는 ‘무방류 시스템(폐수 재이용 시설)’을 도입해 3년째 무방류를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덧붙여 "향후 환경투자가 모두 완료되면 영업이익은 다시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알려왔습니다.
장 씨 일가는 최 씨 일가가 창립부터 지켜온 '외부의 돈을 끌어다 일 벌리지 않기' 등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고려아연의 경영 방향에도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장 씨 일가와 최 씨 일가의 지분 경쟁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올해까진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