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지난 주 부동산 업계에선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분위기를 보여주는, 작지만 유의미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서울 아파트 두 건의 청약 결과입니다.
혹시 수백대 1? 청약 경쟁률이 너무 좋아서 그러는 걸까요? 아닙니다. 최근에 분양한 다른 서울 아파트보다는 경쟁률이 좋지 않았습니다. 두 아파트 모두 분명한 단점에 고분양가 논란까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생각보다 경쟁률이 괜찮게 나왔다는 점입니다.
먼저 서울 서남부 외곽인 구로구 개봉동에 들어설 A 아파트입니다. 일단 3동짜리 317세대 소단지입니다. 바로 옆으로는 왕복 6차선에 차량 많기로 유명한 남부순환도로가 달립니다. 차량 소음이 문제가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분양가는 전용면적 84㎡가 최고 9억9,860만 원으로, 남부순환로 건너편 9년차 아파트의 지난달 실거래가보다도 1억 원 이상 높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1순위 청약을 받아보니 110가구 모집에 2,776명이 지원해 평균 25대 1의 예상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상도동 B 아파트 청약 결과도 의외였습니다. 771세대로 단지 규모는 그래도 됩니다. 하지만, 아파트가 언덕배기에 위치해 적잖이 올라가야 합니다. 진입 차도도 마땅치 않고, 전철도 주변에 없습니다. 동작구라지만 위치가 애매한 곳이죠. 분양가도 전용면적 84㎡가 13억3,930만원(최고가 기준)으로, 주변 시세보다 높은 편인데도 일반분양 401가구 모집에 1순위 5,626명이 접수해 평균 14대 1, 두자릿수로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 출처: 네이버지도 |
단점이 있고 분양가도 만만치 않았는데, 두 아파트 합쳐 1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은 왜 청약통장을 쓴 걸까요? 공사비 급등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오를 것이란 불안감 때문입니다. 건설사들은 불과 2~3년 전만 해도 3.3㎡에 500~600만 원 수준에서 정비사업 조합과 시공 계약을 체결했지만, 인건비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최근에는 800만 원대 아래로는 공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주택도시보증공사 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수도권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251만으로 전년 동월(2,030만원) 대비 10.88% 올랐고, 이 중 경기도는 19.51%(1,635만원→1,954만원)이나 뛰었습니다. "오늘 분양가가 가장 싸다"는 공포가 시장에 확산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전세가 상승폭도 커지고 있어, 신축 아파트를 시작으로 시장가격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주택공급 초기 비상 상황으로 진단하고 공공주택 공급을 앞당긴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공공주택 용지 공급과 인허가에 속도를 높여 연말까지 공급·인허가 물
[ 김경기 기자 goldgam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