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송도국제도시 모습. 사진: 연합뉴스 |
지난해 인천 송도신도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지인이 계약을 해야할지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연일 치솟는 기준금리에 시장이 공포에 휩싸였던 시기였던 만큼 지인은 결국 청약을 포기했죠. 올초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요즘은 살짝 속이 쓰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만해도 분양가 아래로 던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거래가 인천 송도에서 속출했는데, 요즘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송도동 더샵송도센터니얼 아파트는 전용면적 84㎡가 지난 2월 분양가인 7억 9천만 원대보다 낮은 7억 4,039만 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달에는 8억 3,767만 원에 계약서를 썼습니다. 2월보다 1억 원 가까이 오르면서 마피에서 '플피(플러스 프리미엄)'로 돌아선 겁니다. 송도국제도시 M2블록 호반써밋도 전용 101㎡ 저층 분양가가 5억 3,000원만 원 수준이었지만, 올초에는 3층이 5억 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거래됐었죠. 하지만 지난 달에는 16층이 5억 5,782만 원에 손바뀜을 했습니다.
'인천의 강남'인 송도라고 해도 서울 강남에서 물리적 거리가 30km가 넘는데, 더 가까운 곳들도 다를 바 없겠죠? 서울은 이미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를 넘어 금관구(금천구·관악구·구로구),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까지 반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7억 5,000만 원에 팔린 금천구 롯데캐슬파골드파크3차 전용59㎡는 지난달 1억 1,000만 원 오른 8억 6,000만 원에 계약서를 썼고요. 노도강 역시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오른 단지가 늘면서 거래가 증가세입니다. 부동산원 조사결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은 오름폭을 조금씩 키우며 4주 연속 상승했고, 서울은 12주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상반기 서울 강남을 시작으로 소리소문 없이 눈에 띄게 변한 겁니다.
↑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 동향 |
매수세를 차갑게 식게 했던 금리는 지금도 높은데, 반등은 왜 시작된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공포가 사라진 데 있는 듯 합니다. 높은 금리는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지금은 공포에 질릴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리 공포가 사라지면서 1~2년 전보다 수억 원씩 낮아진 가격이 수요자들에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급매를 시작으로 거래는 증가했고, 전고점에 가까워지는 단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계속될까요? 지금은 그럴 가능성이 더 많은 분위기입니다. 미국도 우리도 금리를 더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비는 '눈에 띄게'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인건비, 자재비 증가로 서울에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의 10억 미만 분양가를 찾아보기 어려워진 가운데, 철근 누락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감리 강화 등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비 이견으로 착공이 지연되는 단지가 늘고 있습니다. 그나마 래미안 원베일리(2,990세대)와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6,702세대)가 각각 8월과 11월에 입주에 들어가는 점은 다행이지만, 이후에는 눈에 띄는 단지가 없습니다.
인플레이션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지금은 '비용상승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입니다. 건설부동산 시장에선 많이 접하지 못해왔던 인플레이션인 만큼 충격을 줄이기 위한 고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부동산 핵심클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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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기 기자 goldgam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