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흑석동 2가구 무순위 청약에 10만 명도 아닌, 100만 명 가까운 인원이 청약해 서버가 마비되는 일이 어제(27일) 벌어졌습니다.
3년 전 분양가로 분양해 당첨만 되면 바로 5억 원의 차익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묻지마 청약에 나선 건데, '줍줍' 제도 이래도 괜찮은 걸까요?
최윤영 기자입니다.
【 기 자 】
서울 흑석동의 한 아파트.
지난 2020년 5월 일반분양하고, 올해 3월 입주한 26개 동 1천7백 가구의 대단지입니다.
주인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2채에 대한 '무순위 청약'이 있었는데, 무려 93만 명이나 몰렸습니다.
역대 최대 청약 인원으로, 기존 기록 29만 명 청약을 갈아치우며 청약홈 홈페이지를 마비시켰습니다.
3년 전 분양가로 공급돼 5억 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인데, 실제 59제곱미터의 분양가는 전세 시세와 비슷합니다.
▶ 인터뷰(☎) : 심 모 씨 / 59㎡ 무순위 청약 신청자
- "로또보다는 아무래도 좀 더 (확률이) 낫지 않나 라는 생각으로 기대를 접지는 않고 있습니다."
1백만 명 가까이 청약에 나선 건 정부가 지난 3월부터 거주 지역과 보유 주택 수에 상관없이 전국에서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무순위청약 2가구 중 규제 완화가 적용된 전용 59㎡ 1가구에는 83만 명이 청약에 나섰습니다.
올 들어 평택 무순위청약 경쟁률이 1만 4천 대 1을 기록했고, 과천 청약에도 3천 명씩 몰리는 등 상반기 무순위청약 평균 경쟁률은 100대1에 달했습니다.
▶ 인터뷰 : 박원갑 / KB부동산 연구위원
- "내 집은 장만하고 싶은데 시장이 불확실하거든요. 그렇다 보니 수요자들이 주변 시세보다 싼 아파트 분양이 있다 하면 몰리는 분위깁니다."
일각에서는 억대 차익 기대에 극히 적은 물량에 수천, 수만 명이 몰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로또'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윤영입니다.
[ 최윤영 기자 / choi.yoonyoung@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