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일본 여행이 호황을 맞고 있죠?
하지만, '바다의 반도체'라 불리는 김 처럼 일본으로의 수출이 주력인 기업들은 울상입니다.
값 싼 엔화로 대금을 받고 우리 돈으로 환전하면 그만큼 손해가 나기 때문입니다.
장명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갓 구워진 국내산 김이 고소한 향을 내뿜으며 공정에 따라 이동합니다.
해외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한 김 가공업체인데, 지난해 일본 수출실적은 150억 원이 넘습니다.
▶ 스탠딩 : 장명훈 / 기자
- "이렇게 간단한 조미김부터 김자반까지 다양한 김 상품 형태로 일본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엔화 가치가 100원당 900원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비상입니다.
수출 거래대금을 보통 엔화로 받기 때문인데, 같은 물건 같은 양을 팔아도 원화로 환전하면 받는 돈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 인터뷰 : 배현주 / 김 가공업체 관계자
- "한 상품당 100엔을 받았다고 하면 예전 같았으면 1,050원인데 지금 같은 경우면 900원밖에 통장에 안 들어오니까 200원 정도가 마이너스인 상황인 거죠."
일본은 우리나라의 김 수출 비중의 1/5를 차지하는 중요한 판로로, 올해도 지난 달까지 2천 5백여톤의 김이 일본에 수출됐습니다.
김 산업 뿐만이 아닙니다.
중국이나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와 반도체, 전기·전자 수출 제품도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주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철강이라든가 자동차 이런 쪽에서는 일본하고 경합도가 상당히 높거든요. 우리 주력품목들의 수출이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는 그런 불안감이 있습니다."
엔저 현상이 길어질 경우 가격 협상력이 낮은 중소 수출업체들의 타격이 커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장명훈입니다. [ jmh07@mbn.co.kr ]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