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서구 양동시장 상점에 도소매를 위해 쌓여 있는 천일염 / 사진=연합뉴스 |
최근 마트 등에서 천일염이 동나는 사태에 대해 천일염 생산업 종사자가 곧 햇소금이 쏟아지며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철순 신안천일염생산자연합회 회장은 어제(16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불거진 시중의 천일염 품절 사태가 생산자 입장에서 반갑지 않다”며 “마트나 슈퍼마켓 같은 매장에선 천일염 품절이라고 하는데, 정작 생산지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7월에 올해 햇소금이 출시돼 가격이 안정화되면, 그때 적정 가격에 사달라”며 “지금은 비싸고 품질을 보장할 수 없는 천일염 구입을 자제해달라”고 소비자들에게 당부했습니다.
보통은 4월부터 10월까지 천일염이 주로 생산되는데, 올해는 4월과 5월에 비가 잦아 생산량이 줄면서 값이 올랐지만, 6월부터는 날씨가 좋아져 생산량이 지난해 수준으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이 회장은 “지금 판매되는 천일염은 2021~2022년산 재고이고, 7월부터는 올해 생산된 햇소금들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이끄는 이 연합회는 신안군 내 14개 읍·면의 모든 염전 농가가 가입한 단체로, 해마다 국내 생산량의 80%인 23만 톤의 천일염을 생산합니다.
↑ 전국 천일염의 80%를 생산하는 전남 신안군 염전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
이어 이 회장은 “생산자 입장에서 주 거래 대상은 차량 1대에 20kg 가마니로 900~1,200포씩 실어 가는 유통업자들”이라면서 “개인 소비자는 주문량이 얼마 안 되고 일일이 택배로 보내줘야 해서 주문이 늘어도 수입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체 천일염 거래에서 개인 직구매가 차지하는 비율은 7~8%에 불과합니다.
특히, 개인 직구매와 관련해 그는 “개인 직거래 가격이 지난달(2만 5,000원)보다 20% 넘게 올라 3만 원을 넘었지만, 택배 1건당 배송비 6,000원을 빼면 별로 남는 게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 회장은 더불어 “개별 소비자들이 몰려 천일염 산지 가격이 오르니 오히려 유통업자들이 사는 물량만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유통업자들은 가격이 쌀 때 미리 사둔 소금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비싼 가격에 천일염을 사 가지 않고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그는 “밖에서는 ‘사재기’라고 떠들지만, 실제로는 그냥 생산량이 줄고 대량 판매도 위축됐을 뿐 사재기는 벌어지지도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딱 2~3주 동안만 천일염 수요가 폭증했다며, 앞으로 일주일만 지나면 천일염에 대한 수요가 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어 그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천일염은 비싸다’는 인식만 심어줘, 외국산 소금 등이 천일염의 시장 내 지위를 위협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이 회장은 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천일염에 끼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조금 기다렸다 천일염을 사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특히 “6월 들어서 계속 날씨가 좋다 보니 천일염 생산이 아주 잘되고 있다"며 "질 좋고 값도 싼 천일염이 7~8월에 풀리면 그때 사시라”고 당부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