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적자 원인 꼽혀…경상수지마저 두 달 연속 적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사진=연합뉴스 |
올해 4월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주요 26개국 통화 중 세 번째로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인 러시아를 제외하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1년 넘게 지속되는 무역적자, 4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이슈, 미·중 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위험자산 투자심리 약화 등이 겹치며 원화 약세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향방을 결정지을 변수로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대중 수출 반등 여부를 꼽았습니다.
오늘(1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4월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달러당 1337.7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말(1301.9원)과 비교해 2.7% 절하됐습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달러 지수를 산출할 때 활용하는 주요 교역국 26개국 가운데 달러 대비 세 번째로 큰 하락 폭입니다.
같은 기간 아르헨티나 페소(-6.1%)와 러시아 루블(-2.8%)만 원화 가치보다 더 크게 하락했습니다.
일본(-2.5%)과 중국(-0.6%), 대만(-0.7%)도 절하됐지만 원화보다 하락 폭은 작았습니다.
유로(1.6%), 영국(1.9%), 인도(0.5%) 등은 가치가 상승했습니다.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9% 하락했습니다.
달러 가치가 떨어졌는데도 원화 가치가 더 하락한 것입니다.
최근 원화 가치 하락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무역수지 악화가 꼽힙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1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4월 20일까지 무역적자가 41억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무역적자는 14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 경상수지마저 1∼2월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보다 나가는 달러가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배당에 따른 해외 송금의 증가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12월 결산법인이 많은 국내 특성상 배당이 4월에 집중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배당을 받아 해외로 달러를 보내면서 달러 유출액이 급증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임금과 이자, 배당의 유출입을 보여주는 본원소득수지는 통상 4월에 적자를 기록합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5월 FOMC 회의 결과가 원·달러 환율의 단기 분수령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2~3일 개최되는 FOMC 회의에서 25bp(1bp=0.01%포인트) 추가 금리인상과 함께 금리인상 중단 시그널이 가시화된다면 달러 약세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는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5월 중 중국 관련 리스크 완화 여부도 원·달러 및 증시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예정입니다.
박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중국 경기,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중국 수출 반등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임을 부인할 수 없다"며 "노동절을 계기로 한 중국 수요 확대가 생산 및 투자활동의 본격적 정상화로 이어져 대중국 수출 반등으로 견인할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수급 안정을 위한 외환당국의 대책도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지난 4월 중순 당국은 국민연금과 350억달러 한도의 외환스와프를 신규로 설정했습니다.
달러 매수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를 스와프 형식으로 흡수해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막자는 의도입니다.
국민연금은 거래 금융
주요 수급 주체 등에 대응한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지난해 정부는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를 돕는 정책 등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