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했습니다.
물가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경기 침체나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진 것을 고려한 결정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안에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올해 성장률 1.6%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현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기준금리가 2월에 이어 2연속 동결된 건 물가 상승세가 다소 꺾였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4.2%까지 떨어져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출 부진 등 경기 침체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도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기대감도 나오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 종결이나 금리인하는 과도한 기대"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물가가 충분히 2% 수준으로 수렴되는지를 보고 (금리 인하를) 결정해야 되고, 그 사이에 물가 불안 요인이나 이런 상황을 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보기 때문에…."
오히려 금통위원 중 5명은 최종금리를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내비쳤는데, 이는 국제 유가와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승현 / 서울 만리동
- "요즘 야채 같은 것도 굉장히 많이 올라서 장 볼 때마다 집기 머뭇거리게 되네요. (물가상승률이) 둔화됐다고 해서 내려가는 건 아니다 보니까…."
금리 인하 없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도 낮아질 전망입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금년 연간 성장률은 IT 경기 부진 심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전망치 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고금리와 금융시장 경색으로 시공능력 100위권인 중견 건설사 대창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실물경제 곳곳에서 위기 경고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현재입니다. [guswo1321@mbn.co.kr]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김민승 VJ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