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코스피 상장업체의 고위 임원이 회사 내부 정보로 주식을 매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처형에게 4억 원을 주고 주식을 사달라고 한 건데, 수익을 놓고 다툼이 생기면서 결국 경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이규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에 카메라 부품을 납품하는 한 제조기업입니다.
지난 2016년 8월쯤 이 회사 부사장 A 씨는 아내의 친언니인 처형 B 씨에게 "내년 2분기 회사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며,
본인 회사 주식을 대신 사주면 나중에 매매 수익금을 나누자고 제안했습니다.
▶ 인터뷰 : B 씨(부대표 부인 친언니)
- "가족 이름으로는 못 사니까 주식을 사줄 수 있겠냐 이렇게 문의를 해서…."
처형 B 씨는 동생 부부에게 4억 원을 받아 주당 2만 원대였던 주식을 2만 주가량 샀습니다.
실제 해당 회사 매출은 이듬해 2분기에 크게 늘었지만 주가는 제자리 수준이었고,
그러다 2021년 2월 주당 6만 4천 원까지 오르자,」 동생 부부는 돌연 주식을 팔아 원금에 수익금까지 모두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처형 B 씨가 거부하자 동생 부부는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8월 법원은 B 씨가 동생 부부에게 주식 2만 6천여 주를 인도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처형 B 씨가 자수와 함께 동생 부부를 경찰에 고발하면서 사건이 새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 인터뷰 : B 씨(부대표 부인 친언니)
- "(제가) 잘못한 부분은 인정하면서 처벌받더라도 그분들도 잘못된 거를 인식을 해야 된다고 생각…."
부사장 A 씨는 "사드 이슈로 떨어진 회사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대신 주식을 사달라고 한 것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처형과 메신저로 주식 이야기를 나누고, 2021년엔 회사 수주 내용을 유출한 정황도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부사장-처형 통화내역(지난 2021년 3월 31일)
- "이거는 지금 얘기하면 안 돼. 누구한테"
= "어. 어."
- "우리가 수주 받았어. 5,100억짜리. 지금 방금. 다른 5,100억짜리 받아가지고 주식을 사야 돼, 지금"
또 처형에게 입금을 요구하며 '저도 사장에게 보내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도 보낸 걸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양천경찰서 관계자는 "접수된 고소장 내용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규연입니다. [opiniyeon@mbn.co.kr]
영상취재 : 안지훈 기자·전현준 VJ
영상편집 : 이우주
그래픽 : 강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