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구현모 KT 대표이사의 연임 도전 포기로 대표이사 후보에 올랐던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 또 다시 후보직을 내려놨습니다.
정치권이 이른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를 '이익 카르텔'이라고 연일 비판해온데다 검찰 수사로 인한 부담이 더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경영공백이 현실화되는 모습입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2월 23일' 구현모 대표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월 22일' 윤경림 부문장
"내가 더 버티면 KT가 망가질 것 같습니다. 물러나겠습니다."
KT 대표이사 연임 의지를 불태웠던 현 구현모 대표의 후보 사퇴로 새 대표이사 단독 후보에 올랐던 윤경림 부문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후보로 공식 내정된 지 보름만입니다.
최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윤 후보에 대한 찬성 의견을 내놓으면서 주총에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여권 내 반발 기류와 검찰 수사 관련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 인터뷰 : 박성중 /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지난 2일)
- "전체 지원자 33명 중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켜 차기사장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여기에 대주주인 국민연금에 더해 자신이 몸담았던 현대차그룹마저 부정적 의사를 표시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해도 정상 경영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이는데 KT의 기업가치가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가 사퇴하면서 KT는 당분간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영공백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절차상 후보 추천부터 후보 확정, 이사회에 이어 주총 의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다 KT안팎을 둘러싼 각종 불협화음으로 차기 후보 선임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