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키워드는 술값 제로 입니다.
식당에서 소주값 6천원을 바라보는 시대라는데, 술값 '제로'라니 이상하죠?
술을 직접 가져갈 수 있는 식당.
이른바 '콜키지 프리', 술을 가져와도 따로 돈을 받지 않는 식당이 인기입니다.
한 맛집 플랫폼의 '콜키지 프리' 검색량은 1년 새 40% 넘게 늘었고요.
식당 예약 애플리케이션에 전용 배너가 생겨났습니다.
술 애호가들은 이렇게 '콜키지 프리' 지도까지 만들 정도라는데,현장에 나가 직접 분위기를 살펴봤습니다.
【 VCR 】
'콜키지 프리'인 한우 전문점입니다.
매장에서 술을 주문하기보다 직접 와인을 가지고 와 마시는 손님들이 눈에 띕니다.
▶ 인터뷰 : 최진경 / 서울 가락동
- "소주랑 맥주 가격이 이번에 좀 많이 올라 가지고 (가져오는 게) 훨씬 경제적이기도 하고, 제가 원하는 술을 가져가서 원하는 음식과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게…."
주류 가격 부담을 덜 수 있고, 자기가 좋아하는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장점으로 요즘 '콜키지 프리'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었습니다.
▶ 인터뷰 : 강호현 / 한우 전문점 점장
- "예전보다는 많이 늘고 있습니다. 방문 고객의 70% 이상…."
와인만 '콜키지 프리' 대상이 아닙니다.
삽겹살, 양꼬치, 순댓국 등 이른바 서민 음식점도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주류 매출은 줄지만, '콜키지 프리' 이후 오히려 가게 매출이 늘었다고 합니다.
▶ 인터뷰 : 노영준 / 양꼬치집 점주
- "(콜키지 프리 손님들이) 좀 많이 늘었습니다. 한 90%? 매출에는 도움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삼겹살집 점주
- "콜키지 프리가 홍보면에서도 그렇고, 한 번 오실거 친구랑 한번 더 오게 되고 이러다보니까 (매출이) 증가하지 않았을까…."
술을 팔아 얻는 이익 대신,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하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김영갑 / 한양사이버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
- "마진을 내가 약간 포기를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더 많이 오게 하기 위해선 콜키지 프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소비자의 니즈와 식당의 어떤 마케팅적 측면이 같이 잘 결합이 된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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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이렇게 '콜키지 프리 식당'을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비싼 술 값입니다.
지난해 주류 가격 상승률은 5.7%로 외환 위기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식당의 술값 부담이 가파르게 올랐는데요.
마트에서 맥주 가격 상승률은 6%인데, 식당 판매가는 10.5% 올랐습니다. 2배 가까운 상승률이죠.
소주도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그 차이가 3%p 가까이 납니다.
술값 뿐 아니라 외식 물가도 계속 고공행진하니,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는 '콜키지 프리' 식당을 찾는거죠.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나 반갑지만, 고물가 시대 '짠물 소비'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은 씁쓸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경제기자M 이었습니다.
[yeonjelee@mbn.co.kr]
영상취재: 배완호 기자·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이우주
그래픽: 이지연·이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