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소비 한파가 이어지면서 식을 줄 모르던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마저 한 풀 꺾였습니다.
코로나 당시에도 두자릿수 이상 상승률을 기록하던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증가율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요.
지난해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수 차례 올린 걸 감안했을 때, 사실상 판매량 자체가 줄어든 셈입니다.
이연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한국인이 명품에 쓴 돈은 21조, 1인 당 40만 원 수준입니다.
인당 명품 소비 지출이 전 세계 1위에 꼽힐 정도로 한국인의 명품 사랑은 유명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 인터뷰 : 백화점 관계자
- "금리나 이런 부분 때문에 가처분 소득도 줄어들고,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좀 그런 부분에서 영향을 받는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명품 매장 대기자 수도 크게 줄었습니다.
▶ 인터뷰 : 명품 브랜드 관계자
- "원래 이정도 기다리는건가요?"
- "좀 적은 편입니다 심지어. (요즘) 좀 적은 편이에요."
▶ 스탠딩 : 이연제 / 기자
- "실제로 올해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5%대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명품 브랜드들이 두자릿수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걸 감안하면, 명품 수요 자체가 줄어든 셈입니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소비 여력 자체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다,
이마저도 엔데믹 전환 후 해외 여행 쪽으로 분산되는 모습입니다.
▶ 인터뷰 : 김소희 / 서울 홍제동
- "저 같은 경우에도 명품 사는 것보다는 해외 여행 계획을 더 먼저 잡은 것 같아요. 한창 안가다가 추억도 남고 그러니까…."
▶ 인터뷰(☎) :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엔데믹으로 바뀌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양화되고 분산됐잖아요. 명품을 구매했을 때의 만족 보다는 지금은 그동안 못했던 쪽으로 지출을 모으고 있는 상황…."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명품들의 높은 콧대는 여전한 가운데, 과도한 제품 가격 인상을 되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연제입니다.
[yeonjelee@mbn.co.kr]
영상취재: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