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4세 생산 노동 인구 감소 큰 문제"
尹정부의 '기업 우호적 경제 정책'에 "방향 맞다"
![]() |
↑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 사진 = MBN |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박 전 총재는 오늘(5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수출, 투자, 소비 다 같이 감소하고 있다. 반도체 불황의 골은 굉장히 깊다"며 "올해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성장률 1.6%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부동산 문제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최대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저성장이 올해 한 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이렇게 장기화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습니다.
![]() |
↑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그러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마주한 2가지 큰 문제로 '중국의 역할 변화'와 '생산 노동 인구 감소'를 꼽았습니다.
박 전 총재는 "중국은 산업화에 필요한 원자재 대부분을 한국에서 수입해 갔다. 이 때문에 한국은 경기 특수를 누렸다.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이 급증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을 30년 동안 이끌어온 것"이라며 "그런데 이제 중국 기술이 한국보다 발전하면서 (중국 입장에선) 한국에서 사 갈 필요가 없게 됐다. 오히려 한국에 수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해 가는 나라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나라로 역할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아울러 "15~64살에 해당하는 생산 노동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올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1%인데, 2070년에 가서는 46%로 감소할 것"이라며 "이건 바로 성장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다. 올해 일하는 젊은이 4명이 노인 1명을 책임지고 있는데, 2070년에는 젊은이 1명이 노인 1명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저성장과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습니다.
해결 방식으로는 '인구 감소를 막을 것'과 '과학기술 주도 성장'을 강조했습니다.
박 전 총재는 "최첨단 4차 산업 면에서는 한국이 세계적인 절대 우위를 차지하도록 해야 한다"며 "거기에 우리나라 사회 환경을 친기업 친투자 신성장 체제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하락 추세'에 대해서는 "지난해 6월이 피크였고, 지금까지 약 20% 가까이 하락했다"며 "그러나 하락의 중간도 못 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과거에는 몇 년 지나면 다시 폭등하기 시작했지만 올해는 10년, 20년 동안 바닥권에서 장기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한 겁니다.
또 "한국은 지금 부동산 중심국으로 모든 돈을 부동산에 집어넣는 나라"라며 "이번 집값 하락을 계기로 부동산 중심국에서 벗어나 부동산을 투자재로 보지 말고 소비재로 보는 혁신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
↑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 사진 = MBN |
법인세율 인하 시도, 투자 세액 공제 제도 추진 등 기업 우호적인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며 "기업 투자 증대를 유도하기 위해 효과가 있는 게 바로 투자 세액 공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재 100대 기업의 사내 유보가 1천조 원 이상이다. 300조 원 이상은 현금성 자산이다. 기업이 이처럼 현금을 쌓아두고도 투자를 안 하는데 법인세 내려줘서 이익을 늘려준다고 투자하겠느냐"며 "투자 세액 공제는 투자를 실제 한 것에 대해 일정
이어 "대기업에 대한 특혜는 맞다"면서도 "지금 반도체 산업의 현황을 감안한다면 투자 세액 공제를 해주는 게 옳다. 김대중 대통령이 말하는 '정책 수립에 있어서 상인적 현실 감각을 가져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케이스"라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