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부채가 19년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금리로 가계 총부채는 아주 조금 늘었는데, 1인 가구 증가로 가구 수가 많아지면서 평균값이 낮아진 겁니다.
그런데 빚이 줄었어도 금리가 워낙 높아져서 나가는 이자는 더 늘었습니다.
각종 세금까지 오르다 보니 '소비에 관계없이 나가는 돈'이 가장 많아졌습니다.
살림살이는 그만큼 팍팍해졌겠죠.
이교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 인터뷰 : 김윤정 / 경기 고양시
- "(오른 이자가)15만 원 더 정도? 나가는 돈이 있고 추가로 더 나가니까 훨씬 더 가계 꾸미거나 할 때 힘든 거 같아요."
▶ 인터뷰 : 이민혜 / 서울 궁동
- "갑자기 돈이 쓰는 거 없이 계속 나가게 되니까 부담이 되고…."
작년 한 해 전국 1인 이상 가구는 한 달 평균 359만 원을 썼는데, 그 중 95만 원을 이자와 세금 같은 비소비지출에 썼습니다.
▶ 스탠딩 : 이교욱 / 기자
- "비소비지출, 다시 말해 '내가 소비하지 않았는데 빠져나가는 돈'이 전체 지출의 27%에 이르렀다는 얘깁니다."
이는 역대 최고치에 해당하는데,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진 게 주원인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지난해 이자비용은 15.3% 증가했고 소득세와 재산세 등 경상조세가 10.6% 늘었습니다.
비소비지출이 늘어나면 실제 쓸 수 있는 돈인 가처분소득은 줄어드는데, 취약계층의 경우 가처분소득에서 식비, 가스·전기요금 등 필수 생계비를 제외하면 소득의 7.2%만 남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정식 /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세금과 이자를 갚을 돈이 없는 거죠. 낼 돈이. 그게 이제 부채 위기가 오게 되는 거죠. "
높은 물가에 늘어난 이자와 세금 부담까지. 서민 지갑은 점점 얇아집니다.
MBN뉴스 이교욱입니다. [education@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