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생산 제한 조치를 따르면 보조금을 주겠다는 당근을 내걸었습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는 고민이 깊습니다.
보조금을 받으려다 중국 시장을 통째로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종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은 오는 28일부터 보조금 지급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모두 50조 원 규모로 금액이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삼성전자와 SK가 대상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보조금을 받으려면 중국에 앞으로 10년간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거나 증설하지 말라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와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충칭과 타롄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시설 확대와 개선이 불가능해집니다.
▶ 인터뷰(☎) : 안기현 /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신규 공장 못 짓고요. 기존 공장도 장비 들어가는 것은 안 되겠죠. 케파(생산량) 확장이 안 됩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 보조금을 받고 중국 반도체 생산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다 상황 변화에 대응하라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이종환 /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
- "미국과 협력하는 그런 거는 당연히 추진을 해가면서 중국은 '미국에서 제한을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중국과 최대한 하겠다' (라고 설득을)…."
하지만, 일부에서는 미국이 보조금 지급 조건을 더 까다롭게 해 우리 기업의 중국 반도체 공장 가동을 사실상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중국 내 반도체 생산은 타격을 받지 않으면서 미국 보조금도 받도록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창양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난 9일)
- "우리 기업의 이익은 최대화하면서 또 부담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하고요."
하지만, 미·중 갈등이 더 고조되면 자칫 우리 반도체 기업이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상황도 빚어질 수 있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MBN뉴스 김종민입니다.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