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대부업체들의 담보대출 연체율이 10%대로 급등했습니다.
조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신규대출을 중단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제 돈 빌릴 곳이 없어진 저신용자들은 불법 사금융을 찾아다닐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원금보다 이자가 많아지고, 연체까지 발생하다 보니, 가족이 협박을 받고 나체사진 합성까지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박규원 기자가 그들의 얘기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투자실패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30대 직장인 A 씨.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의 대출심사까지 줄줄이 탈락하면서 불법 사채에 처음 손을 댔습니다.
생활비를 위한 비대면 소액대출이었는데, 업체는 대뜸 지인들의 연락처를 요구했습니다.
▶ 인터뷰 : 불법사채 피해자 A 씨
- "지인들이나 가족들 연락처를 다 전달을 해줘야지만 차용을 해줘요. 비대면의 경우는 이제 셀카 같은 것도 받거든요."
업체가 정한 이자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이자는 대부분 주 단위, 심하면 하루 단위로 붙다 보니 연이자가 229%에 달했습니다.
피해 금액도 1,300만 원이 넘었습니다.
▶ 인터뷰 : 불법사채 피해자 A 씨
-"20만 원을 빌려서 상환을 해야 되는 게 35만 원이면 차용증 자체를 35만 원으로 작성을 하는, 이걸 계속 못 갚게 되면 그 금액이 무한정으로 늘어나는 형태…."
대부업체만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대출 사이트에서는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불법업체들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갈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연체가 시작되면, 지옥의 '추심'이 기다립니다.
당사자는 물론 가족도 예외는 아닙니다.
▶ 인터뷰 : 불법 사채업자
- "XXX씨 부친분 맞나요? 본인 가족 지인 번호 넘기고 본인 여자친구와 성관계한 영상까지 주고 돈을 빌려갔거든요. 아버지도 책임없는 아들을 XXX 죄로…."
▶ 인터뷰 : 불법사채 피해자 B 씨
- "계속 전화를 하는 거예요. 그게 1시간에 한 1천 통이 넘게 와요. 기본이죠 욕은. 이런 걸로 인해서 회사를 잘리는 경우도 많이 있죠."
가족 살해 협박도 하고, 심지어 나체사진을 합성한 수배서를 뿌리기도 합니다.
▶ 인터뷰 : 불법사채 피해자 B 씨
- "학원에 전화해가지고 아이들 죽이겠다. 나체 사진을 합성을 해요. 이렇게 수배지를 만들어서 올리는데…."
▶ 인터뷰 : 불법사채 피해자 B 씨
- "사채는 정말로 마지막 단계잖아요. 물론 빌린 저희들도 문제가 있지만 신용불량자 같은 경우는 돈을 빌릴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대출을 전혀 받을 수가 없으니까 거의 부결되는 경우가 많죠. "
불법 사금융 업자들은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다 보니 신고가 어렵고, 수사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 법의 사각지대에서 오늘도 저신용자들은 하루하루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규원입니다.
[pkw712@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그 래 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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