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딱딱한 경제뉴스를 쉽고, 재밌게, 그리고 알차게 전해드립니다. 경제기자M, 이연제
입니다.
오늘 키워드는 2월 졸업식 시즌에 맞춰 준비해봤습니다.
바로 '중고 꽃다발' 입니다.
'꽃다발'과 '중고'라는 단어 참 생소한 조합이죠.
하루만 지나도 시들 수 있는 꽃다발도 이젠 중고로 거래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인데요.
'사진만 찍은 꽃다발 다시 팝니다'라는 글을 쉽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꽃다발 중고 거래가 가능한지 체험해 봤는데요.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 VCR 】
생화 꽃다발을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채팅으로 판매자와 직접 만났습니다.
▶ 인터뷰 : 중고 꽃다발 판매자
- "5만 원에 샀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비싸 가지고…. (아까워서) 팔려고 올렸죠."
꽃 가격, 얼마나 올랐길래 이렇게 중고거래까지 성행하는건지 졸업식이 열리는 학교 앞으로 가봤습니다.
그런데, 꽃 파는 분들 졸업식 특수는 이제 옛말이라고 합니다.
▶ 인터뷰 : 꽃다발 노점상
- "(얼마 정도 해요?) 이 긴 다발이 4만 원, 동그란 거는 5만 원 이렇게…작년보다 가격이원래 다 올라 가지고 …."
▶ 인터뷰 : 심명길 / 꽃다발 노점상
- "5만 원 받아야 하는데도 그렇게 받을 수가 없어요. 국민들은 비싸다고 하니까. 3만 원에도 팔고 그래요. 손님들도 많이 줄었죠. 돈 가져가는게 옛날 같지가 않아요. 힘들어요."
소비자들도 훌쩍 오른 가격에 이젠 꽃다발도 사치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이진표 / 서울 녹번동
- "다른 물가도 많이 올랐으니까. 비싸도 '좋다 기분 내야지' 하고…. 사치인 거죠 사치."
소비자도 불만이지만, 화훼 농가들은 생산비는 껑충 뛰었는데 수요까지 줄어든 상황에 걱정이 큽니다.
15년째 장미 농가를 운영 중인 정수영씨.
1년 새 전기요금이 2배가 됐다며, 역대 최악의 영업난을 겪고 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정수영 / 장미 농장 운영
- "전기요금이 작년에 한 달에 450만 원 정도 나오던게 올해는 900만 원 정도 나왔어요. 꽃 값은 올랐지만, 생산 비용은 70~80%가 올랐으니까 더 힘들다는 얘기죠. 내 인건비도 안 나와요 지금."
----VCR 끝-----
소비자부터 화훼 농가까지 모두 난감하게 만드는 꽃 값.
왜 이렇게 올랐을까요.
추운 겨울, 하우스에서 꽃을 재배하기 위해 전기나 등유 난방으로 온도를 유지해야하는데, 전기료와 면세 등유 가격 모두 올랐습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농사용 전기 요금은 47, 면세 등유도 4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게다가 올 겨울 갑작스런 한파에 더 많은 난방이 이뤄졌죠.
여기에 비료값, 인건비 상승까지 겹쳤습니다.
그 결과, '꽃'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미는 한 단 평균 경매가가 지난해보다 80% 이상 올라 1만 2000원 이상입니다.
안개꽃, 튤립도 지난해 보다
이렇다보니 꽃다발 중고 거래는 물론이고, 조화인 비누꽃, 뜨개꽃 등 대체 품목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의 기분을 밝게 만들어주는 꽃이 이제는 쉽게 즐기기 어려운 사치품이 될까 걱정입니다.
지금까지 경제기자M 이었습니다.
영상취재: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이유진
그래픽: 이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