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국내 영향 적어"…정부 발표에도 불안감 여전

해양과기원-원자력연 ‘공동 시뮬레이션’ 결과
농도는 기존의 10만분의 1 수준으로 검출도 힘들어

↑ 일본 후쿠시마 원전 내에 오염수를 저장해 놓은 저장 탱크들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가 방류되면 4~5년 뒤 본격적으로 국내 해역으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늄)가 유입되지만, 농도는 미미해 국내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은 오늘(16일) 제주도에서 한국방재학회가 주관하는 학술발표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삼중수소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방출된 오염수가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시기는 매년 해류의 특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며 "(국내)관할 해역에는 4~5년 후부터 유입되어 10년 후에는 약 0.001Bq(베크럴)/㎥ 내외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후쿠시마 오염수 속 삼중수소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 / 사진 =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한국원자력연구원 공동연구팀

0.001Bq/㎥은 기존 해양에 존재하는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수준으로 분석기기로는 검출하기 힘든 농도입니다. 한국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인 172Bq/㎥과 비교하면 580만분의 1을 넘어서지만 너무 미세한 차이라 구분이 무의미한 수치입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해류의 움직임에 집중한 것으로 삼중수소의 유해성이나 안전성 등에 대해서는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삼중수소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되지 않는 방사성 물질로 인체 내 정상적인 수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면 유전자가 변형되는 등 인체에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ALPS를 이용해 62개 핵종을 기준치 이하로 처리하고,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는 자연해수와 희석해 배출농도를 일본 기준치의 40분의 1로 낮춘 뒤 방류한다는 계획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오는 4월부터 방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오염수 모니터링 계획 변경에 대한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토가 길어지면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산업계와 시민들을 중심으로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정부는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정부 비용으로 실시하고, 해양환경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불안감은 계속해서 커질 전망입니다.

[안병욱 기자 ob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