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에세이 '미생이야기2' 중 안중근 삽화 |
영웅을 찾기 힘든 세상에, 영웅에 대한 갈망은 더 간절한 것 같습니다. 최근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려낸 영화 ‘영웅’이 흥행의 새 역사를 쓰며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영웅 안중근을 열정적으로 흠모하는 한 작가가 있습니다. 미생이야기의 저자 이강만씨입니다. 이 씨는 8년 전 첫 작품에서도 안중근 의사 사형 선고일인 2월 14일을 초콜릿 주고 받는 날이 아닌 영웅을 기리는 날로 삼을 것을 강변한 바 있는데, 이번 두 번째 책에서도 다시 ‘아, 2월 14일’이라는 글을 통해 안중근 의사와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를 기억하라고 채근하듯 주문합니다. 그의 첫 작품 ‘미생이야기’가 우리 이웃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주었다면, ‘미생이야기2’는 여기서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그 주인공이 되어 행동에 나서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웅의 출현을 염원하는 시대에, 그 영웅들은 다름아닌 우리 모두여야 한다는 거죠.
![]() |
↑ 에세이 '미생이야기2' |
이강만 작가의 이러한 외침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어린 중학생 소녀가 영웅 되기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본인만의 독특한 붓 놀림으로 우리 주위의 소소한 이야기 속 영웅들을 멋지게 그려내는 일에 도전한 겁니다. 올해 3학년이 되는 산내중학교 조예인 양입니다. 어릴 때 아빠를 따라 봉사활동을 갔다가 만난 이강만 작가와 10년 후 다시 만나 공동 작업을 하며 삽화가로 데뷔했습니다.
이 두 사람이 만들어 낸 콜라보는 과정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일이지만, 자칫 분열되고 단절된 남녀와 세대의 차이를 뛰어 넘는 통합의 아이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만들어 낸 ‘미생이야기2’는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2월 14일에 말입니다.
![]() |
↑ 조예인 양이 그린 '미생이야기2' 삽화 |
이강만 작가는 현재 한화에스테이트서비스 대표이사 사장입니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2016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했고, 지인들과 함께 사단법인 미생이야기를 설립해 10여 년 간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조예인 삽화가는 경기도 파주시 산내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부천혜림원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가 인연이 된 이강만 작가와 공동작업을 했습니다. 여름방학을 꼬박 작품을 위해 쏟아부었다고 하네요. 첫 작품이 어떻게 보여질 지 궁금해하고 설레면서도, 웃음이 떠나질 않는 영락없는 열여섯살 소녀입니다.
![]() |
↑ 조예인 양의 북콘서트 |
[오태윤 기자 5ta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