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창의적 건축도시로… 첫 시작 '노들섬'
↑ 서울시 '성냥갑 아파트 퇴출 2.0' 정책 구상도/ 사진 = 서울시 |
서울시가 도시 건축 혁신을 위해 획일적 디자인의 '성냥갑 아파트' 퇴출에 나섭니다.
혁신적 디자인의 건축물에는 용적률 1.2배, 건폐율 완화 등과 같은 혜택을 주기로 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서울시청에서 이런 내용의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오 시장은 "그간 한국 건축물은 복잡한 심의 과정에서 사업계획이 지연되고 디자인이 왜곡돼 용을 그려놨는데 뱀이 나오고, 호랑이를 그렸는데 고양이가 나오는 식이었다"며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오 시장은 이날 "네모반듯한 빌딩만 가득한 서울 스카이라인을 바꿔야 한다"며 노들섬을 첫 번째 시범사업지로 선정하는 등 9개 혁신 건물을 우선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 서울시 건축디자인 혁신 방안 적용되는 '노들 예술섬' 구상도/ 사진 = 서울시 |
일단 창의적 설계를 유도하기 위해 ‘선(先) 디자인, 후(後) 사업계획’이 가능한 행정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건축물이 들어설 땐 개발계획부터 확정한 뒤 표준화된 공사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특수공법을 적용하거나 비정형 건축물을 설립하기 어려웠습니다. 사후에 책정한 공사비 내에서 건물을 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거꾸로 사업 초기 단계에서 디자인부터 공모·확정한 뒤 사업비 등을 책정하는 ‘기획 디자인 공모’방안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처럼 단위면적당 큰 비용이 들어가는 특수한 건물을 제안하더라도,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공사비·설계비를 투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건축 규제·제도도 유연하게 운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형 용도지역제가 대표적입니다. 용도지역제는 특정 부지를 특정 용도로만 써야 한다는 규제입니다. 서울시는 이런 규정을 허물어 같은 땅에 일자리·주거·문화 기능을 혼합한 공간도 허용한다고 했습니다.
높이·건폐율 등 건축규제를 대폭 완화한 ‘디자인 자유구역’ 제도도 도입합니다. 법정 용적률을 최대 120%까지 완화해 설계비·공사비 일부를 상쇄하도록 허용하고, 대신 녹지·공유 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입니다. 오 시장은 “이 밖에도 자유로운 건축 디자인을 제약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지속해서 발굴해 철폐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신속한 행정 체계를 도입합니다. 첫번째로 도시·건축·교통·환경 등을 한 번에 심의하는 ‘통합심의’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건축 디자인이 각종 심의 과정에서 변경·왜곡되는 현상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어 "초고층 아파트는 경관, 조망, 한강 접근성, 디자인 특화설계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성수, 잠실주공5단지, 은마 등 여러 재건축을 앞둔 지역에서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축을 요청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곳이 있다"며 "성냥갑 아파트 퇴출 2.0과 연계해 주민 편의시설, 한강변 수변공간과 연계성 등을 감안한 뒤 50층 이상을 허용해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아파트 입면을 특화하고 한강과 아파트 단지를 연결한 수변 아파트 단지를 유도합니다. ‘한층 더 예쁜 집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 특화 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개성 있는 다세대·연립주택 조성도 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처음 적용할 사업지로 서울 용산구 노들섬을 선정했습니다. 서울시의 지명을 받은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창의적인 디자인을 내놓으면 이 중 하나를 서울시가 골라 노들섬에 적용합니다. 건폐율·용적률 등 각종 규제에 부합하지 않는 디자인이 나오더라도 혁신적으로 규제를 풀어 한강의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 '노들 예술섬' 개발구상안 중 수상 예술무대 예시/ 사진 = 서울시 |
서울시는 노들섬과 함께 제2세종문화회관, 성동구치소, 수서역 공영주차장 복합개발 사업지도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지로 선정했습니다. 별도 공모를 통해 5개 민간 건축물을 시범사업지로 추가 선정할 예정입니다. 시범 사업지로 선정하면 용적률 120% 완화, 층수·건폐율 규제 배제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