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4조 원에서 2021년 24조 원으로 커졌다. 불과 13년 동안 500% 성장했다. 중고거래가 ‘쓰던 물건을 저렴하게 사고파는 것’을 넘어 희귀템 발견, 나눔 등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 갤럭시Z플립4 메종 마르지엘라 에디션(사진 삼성전자) |
최근 중고거래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재테크’다. 안 쓰는 물건을 주고 돈을 받는다는 면에서 중고거래는 본질적으로 재테크 활동이지만, 리셀(되팔기) 등 거래 형태가 다양해졌다. 이런 시장을 잘 활용하면 별다른 비용 없이 쏠쏠한 용돈을 벌 수 있으니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관심을 가져보자.
리셀은 중고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파생돼 나온 거래 형태다. 한정판 운동화, 의류, 굿즈 등 희소성이 있는 물건에 웃돈을 얹어 팔아 수익을 얻는다. 지금은 리셀 시장과 중고거래 시장을 구분하지만, 물건의 최초 소유자가 본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종의 중고거래로 볼 수 있다. 리셀 거래가 가장 활발한 품목은 운동화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 주요하다.
↑ 한정판 운동화 거래 플랫폼(사진 크림) |
운동화 리셀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브랜드는 한정판 운동화를 선착순 혹은 추첨으로 판매한다. 운동화에 관심 없는 사람, 남녀노소 누구나 당첨만 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점을 겨냥해 추첨 응모와 리셀을 돕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리셀 시장이 커졌다. 출시 예정인 운동화의 추첨 판매를 진행하는 업체 목록을 나열해주고, 응모 기간이 다가오면 알림을 울려준다. 당첨 후 운동화를 구매하면 거래를 중개해줘 비대면으로 되팔 수 있다.
당첨은 됐는데 구매할 비용이 없다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활용하면 된다. 당첨된 사실만 확실하게 인증하면 구매를 원하는 사람으로부터 판매 금액을 먼저 입금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화에 따라 다르지만, 공식 판매가가 10~20만 원대인 운동화에 적게는 몇만 원에서 많게는 몇십, 몇백만 원의 웃돈이 붙는데 이것이 고스란히 수익이 된다.
↑ 갤럭시Z플립4 메종 마르지엘라 에디션(사진 삼성전자) |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스마트폰 한정판 에디션 거래도 활발하다. 스마트폰 한정판은 갓 출시한 스마트폰의 외관과 UX, UI 등에 캐릭터나 명품 패션 브랜드의 로고 등을 입힌 제품이다. 한정 물량을 선착순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붙고, 한정판 운동화와 마찬가지로 리셀 형태로 거래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한정판 에디션을 자주 선보이고 있는데 지난 2020년 발매한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은 100만 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지난달 1일 선보인 갤럭시Z플립4 메종 마르지엘라 에디션 역시 판매 후 8초 만에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출고가보다 몇십만 원 비싸게 팔리고 있다. 그러니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 소식이 전해지면 뒤이어 발매될 한정판 에디션 선착순 구매에 도전해 보자. 인기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예매할 때처럼 빠른 손놀림이 필요하지만, 성공하면 쏠쏠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참고로 한국 시각으로 내달 2일 삼성전자의 새 갤럭시S 시리즈 출시가 예고돼 있다.
↑ 기프티콘 판매(니콘내콘 앱 화면 갈무리) |
한편 운동화와 스마트폰 거래가 이뤄지는 동안 중고거래 시장 한편에서는 기프티콘을 현금화할 수 있는 짠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메신저 앱을 이용한 비대면 선물하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실물 대신 기프티콘을 선물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주로 커피, 제과, 편의점 상품권 등이 많다. 그런데 본인이 선호하는 상품이 아니거나 실물로 교환하는 걸 깜빡하면 휴대폰 사진첩에 사진 형태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
글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사진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4호(23.1.24,31 설 합본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