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물이 고이면 썩는 법...변화 통한 도약"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출처: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늘(3일) 신년사를 통해 "다가오는 위기를 두려워하며 변화를 뒤쫓기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이끌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회장은 이날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2023년을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의 한 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려 한다"며 이같이 언급했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5와 EV6가 각각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고,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 판매 5위권에 진입한 사실을 거론하며 "성공적인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고 자평했습니다.

또한 "올해도 더 진화된 차량을 개발하고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룹이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과 관련해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완벽한 SDV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양한 신사업 영역 새해 구상도 공개했습니다.

그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레벨3)이 가능한 차량을 국내에 출시하고, 북미에서는 완전자율주행 수준인 레벨4 기술이 탑재된 로보택시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사람과 사물의 이동 목적에 부합하는 목적기반차량(PBV)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항공 이동수단인 미래항공모빌리티(AAM) 프로토타입 기체도 개발해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자로서 리더십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인류의 복지와 편의를 지원하는 인간 친화적 제품 공급의 밸류체인을 완성해 나가고, 소형원자로(SMR) 같은 에너지 신사업 분야로 확장을 추진하면서 초고강도 철강제품 개발, 스마트 물류 솔루션 육성 등에도 힘을 쏟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내놨습니다.

정 회장은 상품 기획과 설계부터 생산,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둬야 한다고 강조하며 "'품질과 안전'이라는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나갈 때 고객도 우리를 믿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기꺼이 함께해 주실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 회장은 직원들에게 능동적인 기업 문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기존의 관성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시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변화를 멈춘 문화는 쉽게 오염되고 깨어지기 마련"이라며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관성적으로 흘러가는 무의미한 일들은 과감히 중단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인력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나와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 자유롭게 일하는 기업문화, 능력이 존중받는 일터,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서는 근로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신년회는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대면으로 진행됐습니다. 5대 그룹 중 올해 신년회를 오프라인으로 열고 총수가 나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합니다.

[장가희 기자 jang.gahui@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