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2.1%→1.7% 대폭 하향

8월 전망 대비 0.4%p 하향 조정
소비자물가는 3.6% 예상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내년 성장률 전망을 1%대로 하향했습니다. 지난 8월 전망했던 내년 성장률 2.1%에서 대폭 낮춰잡은 것입니다.

한은은 오늘(24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제시했습니다.

1%대 성장률은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를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아시아개발은행(ADB·2.3%), 국제통화기금(IMF·2.0%), 신용평가회사 피치(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한국개발연구원(KDI·1.8%) 등 대부분 기관보다 낮고, 한국금융연구원(1.7%)과는 동일합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1%로 낮춰잡은 것은 수출은 물론 소비 회복 흐름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의 경우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도체 업황 하강 등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우리 경제의 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7% 줄었고, 이달 1~20일에도 16.7% 감소해 2개월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소비자물가/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 해제 이후 살아나는 듯했던 소비 역시 높은 물가 상승률과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8월의 3.7%에서 3.6%로 소폭 내렸습니다. 3%대 물가 상승률은 올해를 제외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4.7%) 이후 가장 높습니다.

한은이 제시한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훨씬 웃도는 만큼, 내년에도 고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 관측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은 뒤 8월 5.7%, 9월 5.6%로 낮아지다가 10월 5.7%로 다시 올랐습니다.

아울러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년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1%대 초반이면 경기 침체라고 볼 수 있지만 (한은 전망치인 1.7%는)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는 코로나19 회복이라는 변수가 있어 소비, 특히 대면 서비스 소비가 성장을 견인했다"면서 "그런데 내년에는 그 요인이 줄고 최근 수출 부진이 지속될 수 있어 우리 성장률이 2% 조금 더 밑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