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당고개역에서 불암산과 수락산 사이 덕릉터널을 지나가면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신도시가 나옵니다. 채 5km도 되지 않는 아주 짧은 거리입니다. 그런데 오는 14일부터 부동산 세계에서는 두 지역이 완전히 다른 동네가 될 분위기입니다.
경기도인 별내신도시는 14일자로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돼 비규제지역이 되지만, 서울 노원구인 상계동은 여전히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의 삼중 규제를 받기 때문입니다.
연일 치솟는 금리에 거래 침체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국토교통부가 규제지역 지정과 해제 여부 등을 결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두 달도 안 돼 또 개최했는데요. 대부분 풀기는 했지만, 서울 전 지역과 과천시와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등 서울에 인접한 경기도 4곳은 여전히 꽁꽁 묶었습니다.
서울이 가진 파급효과와 상징성, 대기 수요를 감안하면 단계적으로 풀어야지, 한 번에 풀기는 어렵다는 것이 (주정심 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는 게 국토교통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거래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자칫 규제를 풀었다가 집값이 다시 오르지는 않을까 여전히 걱정이라는 거죠.
규제가 풀린 경기도 지역과 인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을 비롯한 서울 외곽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강남이나 한강변 등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곳이면 몰라도, 왜 주택 가격이 높지도 않은 자신들까지 함께 묶여서 고강도 규제를 받아야 하는 것이냐는 거죠. 우리 동네도 규제가 해제된 지역 만큼 집값이 떨어졌는데, 역차별이라는 비판입니다.
↑ MBN뉴스7 화면 캡쳐 |
실제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는 70.7로 지난주(72.9)보다 하락하는 등 27주 연속 내려가고 있는데, 그 중에도 은평·마포·서대문구가 있는 서북권의 지수가 66.4로 서울 5대 권역(도심, 동남, 서남, 서북, 동북권) 중 가장 낮았고 노원·도봉·강북구 등의 동북권이 66.5로 근소하게 아래에서 두 번째입니다. 강남4구를 의미하는 동남권(76.7)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입니다. 서울에서도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외곽 지역일수록 가파르게 뛰는 금리에 매수심리가 더 싸늘하게 식었다는 얘기입니다.
규제지역에서 벗어나면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 규제가 완화되고, 양도세‧취득세 등 세금은 물론 재당첨 및 분양권 전매제한도 풀리는 등 각종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거나 사라집니다.
집값 불안을 걱정하는 정부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서울
거래는 살리되 집값은 안정시키는 정부의 묘수가 다시 한 번 절실한 시점입니다. 부동산 핵심클릭이었습니다.
[김경기 기자 goldgam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