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아기 이유식으로 쓰이는 오트밀 제품에서 꿈틀거리는 벌레가 나왔다고 제보를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한 업체나 유통 업체 모두 그럴리 없다는 반응만 보이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김종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A씨는 지난달 9개월 된 아이에게 먹일 오트밀을 온라인에서 구매했습니다.
아기 이유식용으로 인기가 높은 제품입니다.
A씨는 오트밀을 배송받자마자 플라스틱 용기에 옮겨 담았고 이유식을 만들려는 순간 꿈틀거리는 벌레를 발견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오트밀 구매자
- "제가 먼저 먹었고요. 아기가 일어나서 먹이려고 보는데 벌레가 나와서 너무 놀랐고 속이 메스꺼웠어요. 해충약이랑 몸에 살균되는 약이 있대요. 그거 사서 먹어서…."
▶ 인터뷰 : 양영철 / 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 "알에서 성충이 되려면 적어도 2개월 이상 (걸립니다). 곤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섭취하)면 심각해지죠. 기도가 부어버리고 두드러기 나고…."
해당 제품을 수입해 온 국내 도매업체는 2주간 조사 끝에 제품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해외 제조 과정에서 고온의 열처리가 이뤄져 살아있는 유충이 생길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비슷한 불만이 접수되지 않았다며, 수입 과정이나 유통 과정에서 벌레가 들어갔다면 한 제품에만 들어갔을리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도매업체 관계자
- "이 벌레가 한 봉지에만 생기지 않고, 고객이 받은 상태에서 그 정도의 벌레가 생겼다면 전체 제품에서 다 문제가 생기는 게 과학적으로 타당한…."
제품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한 유통업체 측은 입고에서 출고 과정이 10여일 밖에 되지 않았다며 유충과 성충이 함께 나온 점을 보면 보관·배송 과정의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대신, 고객이 불편을 느낀만큼 소비자에게 보상을 해주겠단 입장입니다.
벌레가 들어 있는 이유식을 먹일 뻔한 A씨는 확실한 원인 규명조차 되지 않아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A 씨 / 오트밀 구매자
- "아기들이 그걸 먹었다고 생각을 해봐요 그랬으면 눈이 뒤집혔을 수도 있을 거 같거든요.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았으면…."
도매업체 측은 식약처 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종민입니다.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